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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쟁에 대한 미국학자 노암 촘스키의 분석(펌글)

미국의 대표적 지성이자 반전운동가 노암 촘스키 교수가


미국의 대표적인 진보매체 Znet의 마이클 알버트와 한


인터뷰 전문.








먼저 미국이 왜 이라크를 침공했는지에 대한 촘스키 교수의


생각을 들어보시지요.





"정책 결정자들은 다양한 동기들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고 우리는 그저 추측할 뿐이지만 부시나 파월, 그 외 다른 사람들의 대답이 무엇이든 그렇게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고 확신한다. 이들은 처음 전쟁의 북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던 지난 9월 이래로 끊임없이 자기 모순을 거듭해왔다. 이라크가 무장해제를 할 것인가는 '간단한 문제'이다. 4월 12일 버전으로 이야기하자면 '우리는 이라크가 대량살상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확신한다. 이 전쟁은 이에 관한 것이었으며 지금도 그렇다.' 이것은 유엔의 무장해제 광대극 내내 계속되온 구실이었다. 결코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지만. 유엔무기사찰단은 말 그대로 이라크를 무장해제시키는데 훌륭한 역할을 해내고 있었다. 그리고 정말 이것이 목표였다면, 유엔무기사찰단은 계속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더 이상 논의할 필요가 없다. 엄숙하게 이것이 '간단한 문제'라고 선언한 후에 그들은 바로 다음날 이것이 목표가 아니라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라크에 주머니칼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고 해도, 미국은 어쨌든 이라크를 공격할 것이었다. 미국은 이제 '정권 교체'에 전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또 다음날 우리는 이것도 아니라는 말을 들었다. 부시와 블레어가 유엔에 대한 최후통첩을 선언했던 아조레스 정상회담에서 그들은 사담과 그의 패거리들이 이라크를 떠나더라도 이라크를 공격할 것임을 명확히 했다. 그러므로 '정권 교체' 역시 충분하지 않다. 그 다음날 우리는 세계 '민주주의'가 목표라고 들었다. 구실은 상황과 청중에 따라 폭넓게 달라진다. 그러니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 속 들여다보이는 행동을 진지하게 받아들일 리가 없다. 한 가지 불변하는 사실은 미국은 이라크 지배로 결말을 볼 것이라는 것이다. 사담 후세인은 그를 전복시킬 뻔했던 1991년의 봉기를 잔인하게 진압해도 좋다는 승인을 얻었었다. 워싱턴에게 '최선의 세계'는 '사담 후세인 없는 냉혹한 군사정부', 사담이 미국의 지원과 승인으로 행했던 것처럼 무자비하게 국가를 통치할 군사정부일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그 봉기는 워싱턴에 충실하게 종속되지 않을지도 모르는 이라크 사람들의 손에 이라크가 넘어가게 만들 수도 있었다. 그 후 이어진 살인적인 경제제재 정권은 이라크 사회를 황폐화시켰고 독재정권을 강화시켰으며 기본 생필품을 보급해 주는 이 독재자의 시스템에 이라크 국민들이 생존을 의존하도록 만들었다. 제재가 민중 저항의 가능성을 잘라내 버렸던 것이다. 마르코스, 두발리예, 차우세스쿠, 모부투, 수하르트처럼 사담 후세인만큼 독재자이고 야만인인 다른 수많은 유혈 통치자들, 마지막 순간까지 워싱턴의 현직자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았던 이 인상적인 일련의 괴물들을 무너뜨렸던 것과 같은 민중 봉기의 가능성을 말이다. 제재가 없었더라면, 사담 후세인도 똑같은 전철을 밟았을 것이다. 이라크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서구인들 중의 하나인 데니스 할리데이와 한스 반 스포넥(비록 이러한 글을 쓰기 위해서는 캐나다나 영국, 그외 다른 장소를 찾아가야만 했지만)이 오래 전에 지적했던 것처럼. 그러나 내부에서부터의 정권 타도 역시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 그것은 (이라크를) 이라크 사람들 손에 넘기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었다. 아조레스 정상회담은 이러한 입장을 단순하게 되풀이했던 것이다.


누가 이라크를 통치할 것인가의 문제는 여전히 논쟁의 가장 핵심적인 주제로 남아있다.


-생략- 다시 이 문제로 돌아가서, 이 침략의 하나의 이유는, 분명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매장량이 많은 석유 자원에 대한 지배권을 얻고자 하는 것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역시 왜 '지금'인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한다. 더군다나 후세인은 최근 이란이나 터키, 쿠웨이트와 같은 주변국들조차도 그다지 위협으로 여기지 않을 정도의 세력밖에는 지니고 있지 않았다. 여기에는 무엇보다도 9/11의 정서, 9/11과 이라크와의 연계성을 강조하는 프로파간다가 작용했고, 또 하나는 바로 중간선거 캠페인의 시작이었다. 부시 행정부의 선거 캠페인 책임자인 칼 로브가 이미 지적했듯이 미국 유권자들은 공화당이 미국을 보호하는데 있어서 더 역할을 잘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는 국가 안보에 관한 문제에 전국의 관심을 집중시킬 필요가 있었다. 사회적인 문제나 경제적인 문제가 선거의 쟁점이 되어버리면 부시 행정부는 승리하기 어려울 것이었다.





-미군을 환영하는 이라크 시민들의 모습이 혹 반전 운동에 손상을 입히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 대해.


나는 이라크 시민들의 환영이 이렇게 제한적이고 이렇게 오랫동안 지연되었었다는데 놀랐다. 제정신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독재정권의 전복과 파괴적인 제재의 종식을 환영할 것이다. 이라크 사람들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러나 반전 저항 움직임에 대해서라면, 적어도 내가 알고 있는 반전 운동이라면 이러한 결말을 언제나 선호해왔다. 이것이 바로 국가를 파괴하고 워싱턴의 현직자들에 의해 지원을 받았던 잔혹한 다른 살인자들이 걸어간 길로 사담을 보낼 수 있는 내부 봉기의 가능성을 침해해온 제재에 반대했던 이유였다. 반전운동은 미국 정부가 아니라 이라크 사람들이 국가를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것은 여전히 그러하며 혹은 그러해야만 한다. 이것은 이런 면에서 상당한 영향을 가질 수 있다. 전쟁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또한 이 공격에서 발생하게 될 인도주의적 결과에 대한 관심이 철저히 결여되어 있다는 것에, 그리고 이것이 불길한 전략에 대한 '시험적 사례'였다는 데에 당연히 간담이 서늘해졌다. 기본적인 문제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 누가 이라크를, 이라크 사람들을, 혹은 텍사스 크로포드의 도당을 통치할 것인가. 미국인들은 이 편협한 보수 세력이 자신들의 국내외 아젠다를 실행할 정치적 권력을 노골적으로 쥐고 있도록 용인할 것인가.





-대량살상무기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것이 부시의 전쟁 합리화를 손상시킬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


부시의 합리화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이 단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그렇다. 애리 플라이셔가 최근 말했듯이 지도부는 여전히 그런 척 하고 있다. 그들이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다면-그럴 일은 없어 보이지만- 이것은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한 나팔소리가 될 것이다. 만약 아무 것도 발견하지 못한다면, 이 문제 자체가 언제나 그랬듯이 '사라져버릴'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이라도 대량살상무기가 발견되면 이것이 반전 운동에 영향을 미칠까.


이것은 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어떤 문제에 대한 정책이나 의견들은 현재 알려져 있거나 정말처럼 여겨지는 것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지 나중에 발견되는 것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기본이다.





-이 침략의 결과로 이라크에 민주주의가 들어설까.


'민주주의'가 무엇을 의미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나는 부시의 PR 팀이 실체가 없는 형식적인 민주주의를 세우기를 원한다고 추측한다. 그러나 이것이 다수파인 시아파에게 진정한 목소리를 허락할 것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렵다. 이들은 부시가 절대로 원하지 않는 일인, 이란과의 친밀한 관계를 구축하려 하는 이 지역의 다른 세력들의 움직임에 동참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혹은 두 번째로 이라크 인구의 다수를 차지하고 잇는 쿠르드에게 진정한 목소리를 허용할 것 같지도 않다. 쿠르드 족은 연방제 틀 안에서의 일종의 자치령을 추구하고 있는데 이것은 이 지역 미국의 패권을 위한 주요 기지인 터키가 아주 질색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실제로 기능하는 민주주의는 미국의 패권 목표와 불일치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전쟁이 전세계 다른 나라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전달하고 있다고 보는가.


부시 행정부는 자국의 국가 안보 전략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기를 바라고 있다. 이 '테스트 케이스'가 보여주듯이 말이다. 미국은 미국이 초강대국으로 통치하는 차원의, 그리고 이를 영구적으로 유지하는 차원의 무력에 의한 세계 통치를 의도하고 있다. 더 구체적인 메시지는, 이라크-북의 케이스에 의해서 극적으로 보여지듯이, 미국의 공격을 방어하고자 한다면, 믿을 수 있을 만한 전쟁 억제력을 갖추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것은 엘리트 집단들이 대체로 추측하듯이 다양한 방식으로 대량살상무기와 테러의 확산을 낳을 것이며 이는 침략 전쟁 이전에조차도 세계 평화에 더 위협적인 것으로 간주되었던 것, 즉 미국 행정부에 대한 두려움과 혐오감에 근거한 것이 될 것이다. 이것은 오늘날 사소한 문제가 아니다. 평화에 관한 문제는 이제 종족의 생존에 관한 문제가 되었다.





-이번 전쟁에서 미국 미디어의 역할은 어떠했나.


미디어는 이라크에 의한 미국 안보에 대한 위협, 9/11을 비롯한 다른 테러와 이라크와의 연관설과 같은 미국 행정부의 프로파간다를 무비판적으로 중계했다. 일부는 스스로 이러한 메시지들을 확대하기도 했고 또 일부는 단순히 이를 중계하기도 했다. 여론조사에서 그 영향은 아주 컸다. 언제나 그렇듯이 토론은 '현실적인 문제'로 제한되었다. 다시 말해 미국 정부가 자국에서 수용할 수 있을 만한 희생만으로 계획을 실행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 말이다. 일단 전쟁이 시작되자 미국 미디어는 전세계의 대부분을 간담이 서늘하게 만들고 자국 팀을 무조건 부추기는 창피한 짓을 저질렀다.





-부시 행정부와 그 동맹들이 자신들이 선호하는 아젠다를 계속 추구할 수 있다면, 다음 아젠다는 과연 무엇이 될까.


그들은 다음 타겟은 시리아와 이란이 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발표했다. 이것은 이라크에 강력한 군사 기지를 필요로 하게 될 것이며 또 의미있는 민주주의가 이라크에 정착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또하나의 이유가 된다. 또 석유를 비롯한 천연자원이 아주 풍부한 안데스 산맥 주위도 미국의 또다른 타겟이 될 가능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