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회의 건전성을 판별하는 시금석이 될 수 있는 사회병리현상들.
이미 내부 깊숙이 파고들어 여기저기 곪아가던 부조리의 불결한 환부의 고름이 하나둘씩 터져 나와 바깥 세상의 눈들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는 과정이 요즘 한국사회의 자화상인가?
관광비자로 미국에 입국한 뒤, 현지출산을 통해서 자동적으로 제 자식의 미국국적을 취득해오던 편법이 발각되어 톡톡히 국제적 망신을 산 한국의 임산부들.......
열악한 조국의 교육현실을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는 궁색한 변명들을 늘어놓지만 실상은 합법적으로 자식의 병역을 면피시킬 속셈이 있었음을 어찌 하늘이 모를까?
흔히들 말하는 글로벌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세계인들의 눈에 차마 내보이고 싶지 않은 우리 내부의 치부가 어찌 이번 일 뿐이겠는가?
영어발음을 향상시켜보겠다고 어린 자식의 멀쩡한 혀를 가르는 섬뜩한 부모의 극성이 일어나는 사회.
몸에 좋다는 소문만 돌면 제 나라 것만으로도 성에 안차서 체면불구 하고 세계 곳곳을 뒤져가며 온갖 야생동물들을 먹어치우는 탐욕과 혐오에 찌든 보신관광이 끊이질 않는 사회.
실력도 기본 에티켓도 형편없으면서 수시로 해외로 나가 현지 여성캐디에게 갖은 추태를 부리는 천박한 골프관광에 몰두하는 사회.
시대가 아무리 바뀌어도 사필귀정, 권선징악이라는 보편적인 상식이 통용되지 않는 사회.
무엇이 부끄러운 것인지, 어찌 사는 것이 바른 방법인지 더 이상 물어보지도 않고, 알 필요도 없다는 착각이 들게 하는 사회.
그저 나 하나만 편하고 좋으면 그뿐이며, 주어진 권리는 어떡해서든 모두 누리고, 의무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회피해보려는 극단적 이기주의의 광풍이 이 사회 전체를 집어삼킬까 하여 두렵다.
이 어지러운 혼돈의 시대에 세상의 그릇됨을 꾸짖고, 올바른 사회가치관을 세워줄 초인의 출현에 대한 짙은 아쉬움은 단지 나 혼자만의 덧없는 애상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