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의 전격이혼, 9개월간 숱한 싸움으로 얼룩져 있다
결국 이혼도장을 찍은 민주당과 통합신당은
지지율 여론조사까지 하며 국민들의 반응에 촉각을
곧두세우고 있다.
지난 9개월간 정치개혁이니, 구태척결이니 하며
지지부진하게 끌어온 신당 문제가 이처럼 여당의
분열로 이어진 데 대해 국민들은 아직 미심쩍음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걸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여당의 프리미엄(사실, 프리미엄이 있다고 할 수도 없는
상황이었지만)을 버리고, 대통령의 애매한 개입이라는
불투명성을 껴안고 통합신당 깃발 아래 모인 의원들의
심정 또한 착찹하기 그지 없을 것 같다.
오죽 했으면 통합신당 김근태 대표가 "신당과 민주당은
정치노선에서 하나이자 형제"이기에 내년 총선전에 통합
이 어려우면 연합공천도 가능하다는 발언을 했을까 싶다.
김대표의 말처럼 정치적 노선 차이가 백지장정도에 불과
했다면 굳이 두집 살림을 차릴 이유가 없을 텐데,
결국 신당 논의가 정치개혁이란 대의 보다는 당권 경쟁의
치졸함에 머물렀음을 간접적으로 일러주는 게 아닌가
싶어 씁쓸하기 짝이 없다.
어차피 갈라선 길..통합신당의 앞날은 생각보다 험난할
것이다. 둘로 갈라진 전라도의 민심을 다독이고, 한나라당
에 염증을 느끼는 영남권 사람들도 끌어와야하는 정치적
비전을 세워나가는 일은, 지금까지의 여정보다 훨씬
힘겨운 작업일 것이다. 더구나, 내년엔 의원들에겐
'생존의 문제'가 걸린 총선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그 행보가 발빠르게 진행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변화'를 염원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져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통합신당에 거는 기대
역시 결코 작지 않다고 생각된다. 애초 그들이 선언한
지역주의 타파와 금권 정치 청산이란 우리 정치의 고질병
들을 과감한 수술로 치유하는 작업에 헌신하기를 진심
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