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생활고로 일가족이 동반 자살한 뉴스를
수없이 접해온 터라 그 처참한 슬픔조차 무감각해
져버린 내게 며칠전 일가족 6명이 함께 자살했다는
뉴스는 잠시 둔기로 얻어맞은 듯한 충격과 황망함
에 젖게 했습니다.
23살난 큰 딸과 15살난 막내아들까지 삶과 죽음의
경계를 뚜렷이 알고 있는 자녀들이 부모와 함께
삼랑진의 허름한 여관에서 농약을 나눠먹고 세상을
떠난..부모의 경제적 궁핍을 함께 고통스러워하고
절망했던 그 자녀들이 스스로를 죽음으로 밖에
내몰 수 없었던, 그 상상하기 힘든 괴로움에 전율
하게 됩니다.
그렇게 허망하게 죽고, 결국 화장터에서 한줌 재로
남은 그들에게 무슨 군더더기 말이 필요할까마는,
죽음보다 괴로운 삶을 오늘 이 순간에도 견디고
또 견디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무거운 어깨가 가슴
을 먹먹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