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큰 나라답지 못하다.
제 나라의 이익을 얻고자 동맹국의 정부와 국민들 사이를 이간질시키고 협박하는 치졸한 언론플레이조차 서슴지 아니하는 유일한 초강대국 미국.
부시 행정부 입장에서 보면 자신들에 유리하게 작용될 모호한 정보를 흘려준 LA타임스가 더없이 고마운 애국신문이겠지만, 양식 있는 국제사회의 객관적 시각으로 보자면 한낱 미국정부기관지나 할 수 있는 유치한 처사였다는 평가를 면치 못할 일이다.
미국 내에서도 당연히 극우언론이 존재할텐데, 이 정도로 저급하고 편협한 수준의 기사가 걸러지지 않고 버젓이 세계로 타전되는 현실이고 보니, 과연 정보화사회가 편리하긴 한 가 보다.
국내 언론을 통해서 누누이 신중한 결정을 내리겠다는 노 대통령의 공식적인 언급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최대 만여 명에 이르는 국군의 파병 가능성이 우리 정부 일각에서 흘러나왔다고 언급한 LA타임스의 저의는 가히 짐작하고도 남을 일이다.
우리정부 내부의 의견갈등을 과장되게 부각시켜, 노 대통령의 운신을 압박하고, 나아가 우리사회의 극우주의자들을 선동시켜 궁극적으로는 파병찬성분위기로 몰고 가려는 음흉한 속셈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현재 우리에게 있어서 최대의 아킬레스건인 북핵문제까지 연결시키며 협박성 메시지까지 담은 걸 보면 그들이 얼마나 비열하고 부도덕한가를 통렬히 보여주는 증거인 셈이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최소한의 기본적 기자양심마저 내던져 버리는 저들의 파렴치한 저널리즘에 넌더리가 난다.
하지만 그들은 한국민들의 저력을 지나치게 과소 평가한 우를 범한 듯하다.
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얄팍한 술수에 부화뇌동하는 어리석은 국민들보다는 확실한 주관을 가진 성숙한 국민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한 나라의 지역신문사가 하잘 것 없는 음해성 내용의 기사 몇 줄로 세계의 눈을 가리려 하는 무모함에 조소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