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를 며칠 앞둔 오늘부터 서울 시내는
굵은 빗줄기 속에서도 분주한 차량 행렬로
가득합니다. 명절 기분 내는 게 사치스러울
만큼 세상살이가 힘든 요즘이지만, 그대로
추석은 그 이름만으로도 풍요로운 명절입
니다.
몇년전부터 한 여성단체는 '웃어라 명절'
캠페인을 벌려왔다죠. 명절 스트레스니
명절 증후군 하며 여성들에게 짐으로 여기
지던 명절은 즐겁고 행복한 휴식이 될 수
있도록 가족 모두 노력하자는 메시지가
이번 추석엔 더욱 절실하게 느껴집니다.
평소 집안일을 기꺼운 마음으로 도와주던
남자들도 어찌던 일인지 시댁에 가면
리모콘을 손을 들고 소파에서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고 부엌에선 먹거리
준비로 허리 펼날 없이 중노동에 시달리는
아내의 불만스런 표정을 이번 추석엔
더이상 당연한 일로 넘겨버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더욱이 앞으론 '부계 중심, 장손 중심의
명절 문화'도 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요.
친정이 다른 지역에 있는 여성들은 유난히
명절만 되면 친정 부모 생각에 눈물이 앞
을 가립니다.
또 제사를 반드시 장손네 집에서 지내야
한다는 고정관념도 사라졌으면 합니다.
제사가 부계와 장손 중심의 관행이 된 것은
18세기 이후부터라고 합니다.
그전엔 딸과 외손이 지내기도 했고, 형제
들이 돌아가면서 지내거나 나눠 지내는 일
이 많았다고 합니다. 더욱이 명절 제사는
'차례'라는 이름으로, 조상에게 차를
올리는 일로 대신한 매우 간소한 일이었
다고 하는 데, 갈수록 허례가 늘어나
지금까지 여성들에겐 무시못할 짐이
되어버린거죠.
여성들의 이런 외침에 남성들도, 특히
딸을 키우는 남성들은 진지하게 귀를
기울였으면 합니다. 가족과 함께 행복한
휴식의 시간이 되는'웃는 명절'을 기대
하며, 즐거운 한가위 연휴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