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추한 것 중에 하나가 떠나야 할 때를 모르고 기를 쓰고 자리에 연연해하는 모습일 게다.
"60대 이상 용퇴론"
생물학적 나이가 기준점이 되어버린 듯이 보여져 한편으로는 비이성적인 것으로 비쳐지는 한나라당 소장파 의원들의 주장.
뒤에 다시 본의가 왜곡 전달되었음을 밝혔음에도 그 주장 속의 대상에 해당되는 의원나리들의 심기가 여간 불편한 게 아닌 듯 하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수 차례에 걸친 굴곡 많은 대한민국 정치사의 영욕 속에서도 영악함과 끈질김으로 잘도 버텨내며 일궈낸 영광스런(?) 의원자리를 새까만 후배들의 느닷없는 발칙한 요구 하나로 순순히 내어놓기가 어찌 그리 쉬울 수가 있으랴.
하지만 역사의 순리는 거스를 수가 없는 법.
오래된 것이 새로 나는 것의 거름이 되어 성장을 돕는 것이 자연의 섭생이며 이치거늘, 섭섭하고 괘씸하다고 하여 악착스레 버텨 본들 무엇하랴.
소장파 의원들의 설명처럼 용퇴해야 할 60대란 단지 나이가 육십이라서 가 아니라, 지난날의 정당하지 못한 집권세력에 동조하고 기대어 정치생명을 이어온 비도덕적인 기득권층의 의원나리들을 지칭하는 것임을 현명한 대다수는 정확하게 꿰뚫고 있다.
그럼에도 그 대상자들은 결코 수긍하려들지 않을 공산이 더 커 보인다. 이제껏 그들이 줄곧 보여준 습성을 미루어 짐작해보면 말이다.
하나, 지금 돌아가는 당내 상황을 보면 막무가내로 시대의 변화를 거부하기에는 만만찮은 부담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몇몇 초선의원들이 먼저 자진해서 지구당위원장 자리를 내던지며, 정정당당한 경쟁을 외치고 나서는 상황에서, 정치개혁의 대세를 더 이상 거스르기에는 방어적 논리가 한계에 부닥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끝까지 버틸 요량이 남아 있을 의원나리들께 일개 범부(凡夫)가 주제넘은 질문 하나 던져본다.
혹시 지난날 주체하지 못하는 회한의 눈물 속에서 이어졌던 이회창 전 대표의 고별사 중에 "환골탈태하십시오"라는 당부의 진의를 헤아려 본 적이 있었던가?
그건 바로 제 안에 있는 모든 욕망과 상념을 지우고, 자신을 내던지는 용기를 통해 진실로 살 수 있는 방법을 깨우치라는 충언이었을 것이리라.
청출어람(靑出於藍)!
앞길이 유망한 젊고 유능한 후배들을 통해 지난날 자신들이 미처 이뤄내지 못했던 선진정치문화를 기대해보는 것이 선배 된 입장으로서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