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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만 했던 싸움구경

옛말에 구경 중에 그 으뜸이 불구경과 싸움구경이라고 했던가?


아마도 인간의 내재된 여러 심리 중에 타인의 불행을 즐기는 못된 버릇을 꼬집어 말하려 했음이리라.


그러한 선인들의 경계에도 불구하고 수양이 부족한 인간인지라 여전히 싸움구경은 각본 없는 드라마만큼이나 흥미로울 따름이다. 더군다나 그 당사자들이 평소에는 근엄하기 이를 때 없는 표정으로 온갖 권위를 내세우던 소위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경우엔 가히 쇼킹하다 할 만큼의 사회적 반향을 일으키는 큰 사건이 되어버린다.





어제 모든 방송사의 톱뉴스를 장식한 민주당 신주류와 구주류간의 적나라한 몸싸움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입가에 번지는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불과 며칠 전에는 마치 조직폭력배들의 의식행위와 같은 한 장면을 연출하더니, 급기야 본격적인 주먹다짐에까지 이르니 가히 점입가경이란 표현이 조금도 부족하지 않았다.


눈앞의 절실한 이익 앞에서는 고귀하신 정치인 나리들도 평범한 우리네와 별반 다를 게 없는 모양이다.


그와 같은 블랙코미디를 연출하고 있는 민주당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참으로 아이러니한 사실하나를 발견하게 된다.


바로 어제의 개혁주체가 오늘날에 와서는 개혁대상으로 몰리게 되자, 필사적으로 대항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저항의 기세는 과거 자신들의 개혁 드라이브에 강력하게 반발하던 세력들이 보여주었던 것에 비해 조금도 뒤쳐져 보이지 않는 모양새다.


그게 아마도 개혁이 갖고 있는 이중성인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개혁주체가 되면 사회의 주도적 정의세력이지만, 어느 날 갑자기 개혁대상으로 뒤바뀌어버리면 억울하게 음모에 걸려는 선의의 정치 피해자라고 치부해버리는 보편적인 정치현실. 이런 아전인수식 정치논리가 일반인들이 '개혁'이란 단어만 떠올리면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게 만드는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부끄럽고 유치한 사건을 뒤로하고 민주당이 분당을 하든, 아니면 다시 봉합을 하든지 간에 이제 국민들은 그들의 실제 의도가 무엇이었던가를 앞으로의 행동을 통해 찬찬히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