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가 수집한 러시아 민담
가운데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불을 끄라`라는 제목의 이 이야기는 요즘 아수라장
이 된 우리 정치권의 난맥상과 꼬일대로 꼬인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작은 지혜를 제공해주는
내용이어서 여기 소개하고자 합니다.
평소 이웃으로 살아가는 두 농부의 가정을 둘러싼
이야기입니다. 어느날 닭 한마리가 이 둘의 집을
가르고 있는 울타리 아래에서 알을 낳았습니다.
이 달걀의 임자는 누구인가? 닭이 알을 낳은
울타리를 소유한 농부인가, 아니면 닭을 소유한
농부인가? 아니 그보다 먼저 그 닭은 누구의 것인가?
알을 둘러싼 시비는 이웃간의 격렬한 다툼으로
비화하여 마침내 한 농부가 자기 이웃집에 불을
지르는 사태로까지 발전했습니다.
불길은 바람을 타고 불지른 농부의 집까지 덮쳤고
점점 더 번져나가 마을 전체를 쑥밭으로 만들었
습니다. 톨스토이가 전하는 교훈은 바로 여기
있습니다 "너무 늦기 전에 불을 꺼야 한다는 것"
권력이란 이름으로 자행되는 폭력이 나의 일상을
짓밟고 나아가 이웃의 삶을 파괴하는 걸 그저
지켜보고 비판하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하
지 못한다는 것. 누구든 나서서 과단성있게
`불을 끄자`고 행동하고 저항하는 것이 필요하다
는 걸 톨스토이는 이 민담에서 간결하지만
명쾌하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단식농성에 들어간 김근태의원의 외로운
투쟁을 바라보면서, 정치권의 어둠을 물리치려는
한줄기 빛을 발견하게 됩니다. 더 늦기 전에
세상이 온통 화염으로 휩싸이기 전에 불을 끄려고
몸부림치는 일이 단지 그만의 몫은 아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