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 선생님은 정말 무서운 존재인걸로 기억한다.
선생님은 한 반의 담임이자 한 학년의 담임이였으니 말이다.
간혹 우리 반 선생님이 결근을 하는 날이면 그 날은 옆 반 선
생님이 우리의 담임이였다. 그리고 한 선생님이 동시에 두
반의 수업을 하기 위해 한 교실에 칠/팔십명의 학생들을 모
은다. -민족의 대이동에 버금가는 광경이다- 의자는 모자라
고 한 의자에 두 서넛이 앉기는 보통이였으니 교실 분위기
는 과연 짐작이 갈 터이다.이런 가운데서도 선생님의 목소리
가 들려오면 학생들은 일제히 칠판 중앙에 서 있는 선생님을
주시한다. 뒤이어 그 전날 내 준 숙제 검사를 한다. 이 시간
이 하루에 있어서 가장 떨리는 순간이다. 각 반의 반장이 공
책을 거두는 사이 또 다시 교실은 웅성웅성 거린다. "너 숙
제 했어?...나 이건 안 했는데 큰 일이다...난 잘 못 했는데..
..어떡하지!!" 선생님이 검사를 모두 끝 냈는지 일어 선다.
~정말 긴장의 연속이다. 다시 교탁으로 다가와서는 등급별
로 다른 말과 행동을 한다. 숙제 안 한 사람은 복도로! 덜 한
사람은 교실 뒤으로! 대충 한 사람은 앞으로! 그 외 자리에
앉아 있는 학생들에겐 웃음을 보인다. 이 학생들은 "보통"
아니면" 참 잘 했어요"를 받은 학생들일게다. 이 학생들은
그 날 하루가 정말 즐겁게 시작된다.
이윽고 교실 뒤에서 찰싹! 소리가 금새 난다. 그리고 앞쪽
에서도 똑 같은 소리가 보인다. 이제 남은건 복도!!
"퍽~퍽~" 체육시간도 아닌데 복도에서 고함 소리와 울음
소리가 섞여 들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