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 부정사건으로 온 나라가 떠들썩합니다.
원인에 대한 진단도 가지가지고, 처방도 가지가지입니다. 원인이야 무엇이든, 또 부정행위자를 어떻게 처벌하든 간에, 교육을 직접 담당하고 있는 교사와 학교당국의 자성과 책임을 전적으로 빼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가 아무리 "양심대로 살면 손해본다, 수단과 방법은 차치하고 결과만 좋으면 그만이다."는 의식으로 팽배해 있다 해도, 학생들에게 정직하지 못한 삶, 비양심적인 삶을 살라고 가르칠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1978년부터 교내 전 시험을 감독교사 없이 치르고 있는 우리 밀성여자중학교(밀양시 내이동/ 055-353-5205)의 사례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다음은 경남 지역 몇몇 신문에 소개된 기사입니다.
양심으로 일군 무감독고사(밀양 시민신문 2003.03.18.)
밀성여중 '감독없는 시험' 23년째 큰 호응
상호신뢰 학교풍토 인성교육의 텃밭 일궈
감독교사가 없는 시험. 영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무감독고사'를 23년째 실시해 오고 있는 학교가 있어 화제다. 밀성여중(교장 박영건)이 화제의 주인공.
올해로 개교 34주년을 맞은 이 학교에는 고사장에서 학생들을 감독하는 교사를 볼 수 없다. 그야말로 '무감독고사'다. 올해로 23년째 시행해 오고 있는 '무감독고사'는 불신이 팽배한 우리 사회에 신선한 충격이 되고 있다.
이 학교의 '무감독고사'는 학생들에게 양심의 실천으로 덕성을 함양하고, 상호 신뢰 분위기를 조성, 자긍심 고취,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전인적 인격 완성'을 목표로 지난 1980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시행해 오고 있다.
시험장에서의 '감독'이란 의미는 없다. 이 학교에서는 교사는 시험지 배부와 회수 때만 고사장에 입실한다. 그래서 이 학교에서는 '감독교사'란 말 대신 '관리교사'라 부른다.
시험은 관리교사가 입실해 문제지를 배부하고 '양심의 신조' 제창, 주의사항 주지, 관리교사 퇴실로 시작된다.
'양심의 신조'는 △서로 믿자 △양심껏 치르자 △전통으로 삼자 △자랑으로 삼자로 이 선언이 끝나면 바로 시험에 들어간다.
관리교사는 시험 시간 동안 복도지도 또는 교무실에서 대기한다. 대신 문제의 의문사항과 인쇄 상태 등 학생들의 의문점 해결을 위해 교과 담당교사가 시험 중 2회 이상 순회하는 것이 고작이다.
이렇게 해서 이 학교는 500여명의 전교생이 통제의 억눌림없이 자율적 분위기 속에서 시험을 치르고 있다. 시험을 치른 후에는 설문지를 통해 △급우들의 시험 태도 △나의 양심실천 정도 △감독고사와의 비교 △인격수양 관계 △무감독고사의 전망 등을 묻고 이를 종합 분석, 다음 시험과 학교운영에 반영한다.
이 설문조사는 일반 학교가 수요자인 학생들의 의견과 관계없이 교사들이 일방적으로 시험을 출제, 경향분석이 미흡하다는 지적과는 배치되는 부분이다.
예를 들어 지난 해 2차 시험 후 설문결과 전교생 534명 가운데 68%가 난이도가 '어렵다'고 응답해 교사들이 3차 시험 때는 난이도를 조절한 결과 어렵다는 응답자가 57%로 하향 조정됐음은 설문조사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체감시험'을 높인 결과란 평가다.
지난 해 시험 후 3차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88%의 학생들이 급우들의 시험태도가 '좋았다'라고 응답했고, 86%의 학생이 '무감독시험'이 감독보다 '좋다'라고 응답했다.
또 87%의 학생이 무감독 시험이 '인격수양에 도움이 된다'라고 응답했고, 전교생의 90%가 무감독고사가 '앞으로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하는 등 무감독고사가 매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영건 교장은 "통제의 억눌림 속에 치른 시험은 감수성 예민한 청소년들의 인격 수양에 적지 않은 역작용을 미친다는 판단에서 실시한 무감독고사는 자율의 상징으로 우리 학교의 큰 자랑거리"라고 말하고, "무감독고사가 이 땅에 불신을 없애고 양심이 지배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에 작은 밀알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무감독시험, 양심이 감독하죠"(경남신문 2003.05.01)
영화에서나 볼수 있을 법한 「무감독시험」을 25년째 실시해 오고 있는 학교가 있어 화제다.
밀양시 내이동 밀성여중(교장 박영건)에서는 학생들을 감독하는 교사를 볼 수 없다.
이 제도는 학생들에게 양심 실천으로 덕성을 함양하고 상호 신뢰 분위기 조성 및 자긍심 고취를 위해 지난 78년부터 한해도 거르지 않고 시행해 오고 있다.
시험장에서의 감독이란 의미는 없다. 교사는 시험지 배부와 회수 때만 고사장에 입실한다. 그래서 감독교사란 말 대신에 「관리교사」라 부른다.
시험은 관리교사가 입실해 문제지를 배부하고 「양심의 신조」 제창, 주의사항 주지, 교사 퇴실로 시작된다.
양심의 신조는 ▲서로 믿자 ▲양심껏 치르자 ▲자랑으로 삼자로 이 선언이 끝나면 바로 시험에 들어간다.
관리교사는 시험시간 동안 복도 지도나 교무실에서 대기한다. 대신 문제의 의문사항과 인쇄 상태 등 학생들의 의문점 해결을 위해 교과 담당교사가 시험 중 2회 이상 순회하는 것이 고작이다.
500여명의 전교생이 통제의 억눌림없이 자율적 분위기속에서 시험을 치르고 있다.
시험을 치른 후에는 설문지를 통해 ▲급우들의 시험 태도 ▲나의 양심실천 정도 ▲감독고사와의 비교 ▲인격수양 관계 ▲무감독시험의 전망 등을 묻고 이를 종합 분석, 다음 시험과 학교 운영에 반영한다.
지난해 2차 시험후 설문조사 결과 전교생 534명 가운데 68%가 난이도가 어렵다고 응답해 3차 시험때는 교사들이 난이도를 조절한 결과 어렵다는 응답자가 57%로 하향 조정됐다. 설문조사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것이다.
지난해 시험후 3차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88%의 학생들이 「급우들의 시험 태도가 좋았다」라고 응답했고 「무감독 시험이 감독보다 좋다」가 86%로 나타났다.
또 「무감독 시험이 인격수양에 도움이 된다」 87%, 「무감독 고사가 앞으로 좋아질 것이다」 90%로 답하는 등 무감독시험이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영건 교장은 『통제의 억눌림속에 치른 시험은 감수성이 예민한 청소년들의 인격 수양에 적지 않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면서 『이 제도가 이 땅에 불신을 없애고 양심이 지배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에 작은 밀알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밀양=고비룡기자 gobl@knnews.co.kr
<참고>
두 신문이 무감독고사 시작 시점을 달리 보도하고 있습니다.
밀성여중에서 무감독고사가 처음 시작된 것은 1978년이 맞습니다. 그러나 오늘날과 같은 체제를 갖추어서 본격적으로 시행에 들어간 것은 1980년4월부터입니다. 그래서 한 신문은 25년째라고 했고, 한 신문은 23년째라고 했습니다.
1978년에 처음 시작되기는 했지만 학부모들의 반발에 부딪혀 4∼5회 시행되다 중단되었던 것을 1980년에 와서 본격 부활시킨 것이라고 보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