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이기주의라구요?
‘집단이기주의’가 뭘까
“다른 사람이나 공동체의 이익보다는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좋지 않은 말이지요. 이 단어의 덫에 걸리면 꼼짝없이 ‘죽일 놈들’이 되어 여론의 뭇매를 맞아야 합니다.
공무원노동자들이 파업한다니까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사람들이 집단이기주의...” 하면서 체포영장 발부하고 해고시킨답니다. 대기업노동자들이 파업하면 “비정규직, 영세노동자들도 있는데, 배부른 노동자들의 밥그릇 싸움”하며 집단이기주의랍니다. 이번에는 민주노총과 비정규직노동자들이 비정규직 차별철폐를 내걸고 파업을 하다니까 이것도 집단 이기주의랍니다.
집단이기주의, 참 이상한 말입니다.
야당 국회의원들이 14일간 파업을 했어요
여야가 서로 막말해대다가 기분 나쁘다고 그랬어요. 1년에 1억원 넘는 세비를 포함하여 2억원 이상 국민의 혈세를 받아쓰는 장관급 공무원인 국회의원집단이 2주 동안이나 파업을 했는데도 체포영장 같은 거 없습니다. 지난 2000년에는 의사집단이 응급실을 폐쇄하고 환자를 인질로 몇날 며칠 데모를 했어요. 체포영장이 발부되거나 밥벌이를 못하게 된 의사는 없었습니다. 또 IMF외환위기 이후 수많은 국민들이 고통에 신음하고 있어도 책임지겠다고 나서는 관료집단, 재벌집단 아무도 없습니다. ‘제4의 권력기관’으로 불리는 거대한 언론재벌집단이 국민의 뜻을 빙자하여 제 입맛대로 왜곡보도를 해도 아무도 건들지 못합니다.
대한민국에는 ‘집단이기주의’ 면죄부를 받은 ‘집단’이 있습니다. 뭡니까 이게, 집단이기주의 나빠요.
자기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대한민국 법치주의는 엿장수 마음인가요? 집단이기주의는 ‘자기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인가요?
철도노동자들이 다시 파업에 나서려 합니다. 철도노동자와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비정규직, 외주화 하지 말라고, 국민들의 호주머니를 터는 철도상업화정책 시정하라고, 한달에 2명씩 죽어나가는 지옥같은 직장 바꿔보자고... 필경 이번에도 집단 이기주의 면죄부를 받은 집단들이 돌팔매질을 하겠지요. “시민의 발을 볼모로...”하면서 ‘집단이기주의’ 토끼몰이를 하겠지요.
집단이기주의, 맞습니다
‘주면 주는 대로 받아먹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고, 때리면 때리는 대로 맞겠다’는 시민 빼고 나머지 시민여러분, 지금 이곳저곳 일터에서 죽어라 일하는 여러분들의 가족은 안녕하신가요? 이 세상에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 집단은 단 한사람도 없습니다. 다만 그것이 누구를 위한 이익인가, 다수 사회적 약자의 이익인가 아니면 소수 힘세고 가진 자들의 이익인가의 문제입니다. 그래요. 만약 철도노동자의 요구가 집단이기주의라면 집단이기주의, 맞습니다. 이 사회에서 한줌도 안되는 가진 자들의 집단이기주의에 맞선, 이 사회의 절대다수 노동자 국민의 집단이기주의, 맞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