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1만여명 경찰과 몸싸움
행정수도 사수대회뒤 고속도 진입시도
조선·동아 불매운동
‘신행정수도 건설 사수 충청도민 결의대회’에 참석한 충남북 도민 1만여명이 한때 경부고속도로에 진입하려다 경찰과 몸싸움을 하는 등 대규모 항의시위를 벌였다.
3일 오후 3시45분께 충남 천안시 경부고속도로 천안나들목에서 범충청도민 결의대회를 마치고 거리행진을 하던 1만여명의 도민들은 고속도로 진입을 시도하며 경찰과 40분 동안 대치하다 거리행진을 계속했다. 이날 시위대는 상여를 앞세우고 ‘국가발전 가로막는 한나라당과 헌법재판소를 심판하러 서울로 가자’며 고속도로 천안나들목으로 들어섰으며, 이를 막는 경찰에 맞서 상여를 불태우고 몸싸움을 벌였다.
경찰은 23개 중대 2500여명을 동원해 소화기를 쏘며 진압에 나서는 한편, 천안나들목 진출입 차량을 우회시켰다.
이에 앞서 이들은 오후 2시께 천안 아라리오 광장에서 ‘신행정수도 건설 사수 충청도민 결의대회’를 열었다. 충남지역 새마을운동협의회와 바르게살기운동본부, 지체장애인협회, 자유총연맹, 한국전쟁참전유공자회, 한국노총, 이·통장협의회 등 보수 성향 단체들로 꾸려진 ‘신행정수도 사수 범도민연대’(공동대표 한창숙 윤진수 홍재복)가 연 이날 대회에서 충남도민들은 “노무현 대통령과 여당은 침묵하지 말고 행정수도 추진에 적극적으로 나서라”고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헌법재판관 및 신행정수도 건설 특별법 국회 통과에 찬성한 한나라당 의원은 국민에게 사과하고 사퇴할 것 △정부와 정치권은 행정수도를 예정대로 추진할 것 등을 결의한 뒤, 헌재와 한나라당, 〈조선일보〉, 〈동아일보〉 허수아비 화형식을 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근조 사망 대한민국 헌법’ 펼침막을 내건 차와 상여, 상복을 입은 장애인단체 회원들을 따라 ‘충청도민 단결하여 행정수도 사수하자’, ‘한나라당과 헌재를 심판하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단국대 천안캠퍼스까지 거리행진을 벌였다.
이충재 대전기독교청년회 사무국장은 “충청도민은 똘똘 뭉쳐 한나라당과 헌재에 준엄한 국민의 뜻을 알리고 행정수도 건설을 사수하자”고 주장했다.
이기봉 연기군수는 “연기·공주 농민들은 빚더미에 파묻히고 재기불능 상태에 빠졌다”며 “예정대로 행정수도 건설을 추진해 지역 농민과 나라를 살려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한편 대전, 충남북 시민사회단체 300여개로 구성된 ‘신행정수도 비상시국회의’는 3일 오후 5시 대전시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거리에서 헌법재판소 재판관 탄핵소추 청원 100만인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또 비상시국회의는 헌재의 위헌 결정을 패러디한 시사만평 전시회와 수도권 이기주의를 대변하고 합법적 절차를 거친 새 행정수도 건설을 악의적으로 음해·왜곡하고 여론분열을 조장한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불매운동에 들어갔다.
대전 천안/손규성,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http://www.hani.co.kr/se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