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눈이의 죽음
마비된 지각(知覺), 그리고 그 후
글쓴이:자유
개구리 소년 왕눈이가 운수가 사나웠던지 어느 호기심 많은 아이에게 잡혔다. 이 아이는 미지근한 물에 왕눈이를 집어넣고 아주 서서히 물을 데웠다. 그 결과는?
물론 왕눈이는 죽었다. 처음부터 끓는 물이었다면 왕눈이는 놀라 펄쩍 뛰어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불쌍한 왕눈이는 물이 끓고 있다는 사실, 자신이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감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우리 국민이 그 꼴이다. 우리 교육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가의 획일적인 통제로부터 벗어나지 않으면 안된다. 하지만 우리 국민은 국가의 통제를 당연시하고 문제의식조차 갖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학자들조차 마찬가지다. 때문에 교육에 관한 논의 시 국가의 통제를 당연한 전제로 삼고 출발한다. 그러니 해법이 찾아질리 만무다.
사립학교법을 놓고 논란이 한창이다. 그런데 각각의 주장을 들어보면 국가의 통제는 아예 기본전제가 되어 있다. 그런 가운데 전교조 등은 통제를 강화하여 그 위에서 교사들이 학교운영권을 쥐려 하고, 학교법인(재단)은 법인에게 허용된 최소한의 자율운영권이나마 지키려 애쓴다. 그 이상의 요구는 언감생심이라고 생각한다.
이왕 사립학교법 개정을 놓고 논란을 벌인다면 차제에 우리 교육이 국가의 획일적인 통제를 여하히 벗어나도록 할 것인가를 고민하도록 해야만 한다. 대한민국에는 국가가 운영하는 초등학교, 중학교, 전문대학, 대학교가 각각 하나밖에 없는 현실을 어떻게 개선시킬 것인가를 지금부터라도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으면 안된다. 사립학교법 개정논란도 그 기조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대로 계속 시간이 흐르면 왕눈이가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한 채 죽어갔듯, 우리 교육도 서서히 죽어갈 것이다. 아니 이미 죽어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세계 12대 경제대국이라면서도 세계적인 대학 하나도 갖지 못하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