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앞날은 임진왜란 이전보다 더 분명
누가 점령군 사령관이 될 것이냐. 누가 군정의 주체가 될 것이냐 등이 문제
우리가 현 시점에서 미국과 협상해야 하는 문제는 전쟁 수행 중, 전장이 될 한반도 안에 있는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과, 점령 후의 문제들이다. 누가 점령군 사령관이 될 것이냐. 누가 군정의 주체가 될 것이냐 등의 문제다.
9.11 사건은 세계를 온통 뒤바꾸어 놨다. 종래의 사고 방식으로는 적응이 불가능하다. 특히 한반도의 문제는 새로운 인식과 새로운 시각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 갑작스러운 변화로 한반도의 문제는 더 이상 2차 대전 이후의 분단 국가의 통일 문제의 차원에 머물러 있을 수 없게 되었다.
종래에는 한반도 문제를 논함에 있어서 '남북 당사자간의 협상'이라는 말이 현실적으로는 어떠하던지 간에 적어도 명분상으로는 존중되었었다. 그러나 9.11 이후에는 북한이 바로 테러국에 대량 살상무기를 공급하는 나라로 부각됨으로써 사정은 완전히 달라졌다. 북한은 분단 국가의 한편 축으로서 협상의 상대국의 위치를 자칫 잃어버릴 위험에 처해졌기 때문이다. 사실상 북한은 한반도 통일을 위한 협상 상대국의 위치에서, 아예 지구상에서 제거되어야 할 제거 대상국으로 자리매김을 받았고 그 실현이 임박했다고 볼 수 있다. 이 엄연한 현실을 북한은 자국의 문제이므로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오히려 종래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하여, 이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미간의 대북 정책을 놓고 빚어지는 불화음도 따져보면 근본적으로 이러한 변화에 대한 인식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북한에 대한 현실 인식이 부족하다. 북한은 자기네 인민을 먹이지도 못하는 나라이며, 김정일 위원장은 자신이 책임지고 있는 인민의 안녕을 위하여 세계를 향해 도움을 호소할 줄도 모르는 통치자로서 무자격자다. 김정일 정권은 이미 북한 땅에서 존재의의를 상실한 정권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사실상으로는 상실한 통치권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지금 필사적이 되어 있다. 따라서 우리 남한은 지금 그들이 공언해오던 '서울 불바다 운운'설이 현실로 다가올 위험에 처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더 이상 현실을 외면하지 말고 전쟁에 대처할 준비를 서둘러야 할 때다. 임진왜란 이전에 일본이 우리나라에 침공해올 준비가 디 되었다는 사실을, 당시 사신으로 갔던 황윤길을 통하여 분명히 듣고도 '전쟁을 대비하는 것은 민심을 혼란하게 할 뿐'이라고 하며 대비하지 않다가 이듬해 그 대참사를 당한 전철을 우리 정부가 밟아서는 안 된다.
오늘날, 한반도의 앞날은 임진왜란 이전보다 더 분명하다. 그것이 자명한 것은 지금 전쟁으로 치닫고 있는 현 상황을 억제할 능력을 가진 세력이 전혀 없다는 사실 때문이다. 첫째 미국 부시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이 '북한'을 '테러와의 전쟁'에서의 '악의 축'의 하나로 규정하였고 또 부시 대통령은 내한하여 그것을 다시 확인하였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에 의하면, 부시 대통령은 비무장지대에 가서 망원경으로 적진을 드려다 본 후 그의 소감을 묻는 기자에게 짤막한 한마디, "우리는 준비가 다 끝났다.(We're ready!)"라고 내뱉었다는 것이다. 필요시에 사용할 무력의 준비가 완료되었다는 말이다.
둘째로 미국의 북한에 대한 요구를 북한은 자신의 완전 무장 해제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아 북한은 위에서 말한 대로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래서 그들은 지금 필사적이 되었고, 이 사실은 한반도에서의 전쟁의 위험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우리 정부의 '평화적 대화 이외에 대안이 없다'고 못박는 태도는 남한은 북과 전쟁을 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기 때문에 이런 남한의 태도는 전쟁을 억제하기보다는 본의 아니게 그들의 '무력 적화 통일' 의지를 부추길 개연성이 커지게 한다고 볼 수도 있다. 요컨대 한국 정부의 태도도 전쟁 억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에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억제할 수 있는 세력이었던 러시아와 중국의 입장을 살펴보면 더욱 비관적이다. '테러와의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는 이미 미국의 우방이 되었고, 앞으로 사우디 아라비아를 대신하여 미국에 대한 최대 원유 수출국으로 부상할 전망으로 협상 중에 있다. 미국은 러시아를 영국이나 일본이나 독일과 다름없는 우방으로 만들고 있으며, 러시아는 자국의 국익을 위해 거기에 동참하고 있다. 러시아는 현재 그의 새 우방들과 함께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으며, 또 아랍권과 중국을 러시아가 앞으로 새 우방들과 협력하여 싸워야 할 주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불행하게도 중국은 이러한 국제 정세의 변화를 알면서도, 그들의 경제가 성장할 때까지는 울며 겨자 먹기로 친미 정책을 펴나가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중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감행하고 있는 성난 초강국 미국 앞에 반기를 들기에는 물리적으로나 외교적으로나 너무도 힘이 부족하다.
북한은 국가로서 참으로 불행한 나라가 되어버렸다. 남을 죽이겠다고 대량 살상 무기를 만든 것이 오히려 자신의 무덤을 판 결과가 되고 말았다. 북한은 바야흐로 지상에서 제거될 운명에 놓여 있다.
이런 상황을 오늘날 국제 사회 현실에 비추어 볼 때, 한국이 없다면 미국은 북한을 자신의 영토로 흡수시켜버리고 말 것이다. 아니, 한국이 있어도 잘못하면 미국이 북한 땅과 인민을 실질적으로는 자국의 지배 하에 둘 수도 있다. 우리 정부가 지금 신경을 곤두세워야 할 문제는 '반전' '반미'가 아니라 바로 이런 문제들이다. 우리가 현 시점에서 미국과 협상해야 하는 문제는 전쟁 수행 중, 전장이 될 한반도 안에 있는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과, 점령 후의 문제들이다. 누가 점령군 사령관이 될 것이냐. 누가 군정의 주체가 될 것이냐 등의 문제다. 몇 년 동안의 군정이 필요하며, 어째서 군정이 필요하냐 등의 문제다. 당분간의 군정이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당분간 북한 동포를 그들이 익숙지 않은 자본주의 세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이런 것들을 위하여 우리는 미국을 우리의 적으로 만들지 말고 우리의 실질적인 우방이 되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우리의 국익과 자존심을 지키는 일이며, 진정한 우리 민족의 주체 사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반전'과 '반미' 심리를 잘 살펴보면, 그것은 변형된 '자기 비하'의 일종이며, 미숙한 유아적 행동이다. 우리 민족은 앞으로 세계를 향하여 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에 마음을 크게 가져야 한다.
우리 정부는 임진왜란 이전에 동인들이 당쟁에 몰두하여 저지른 죄악의 전철을 밟지 말고, 국민에게 현실을 정확하게 알려서 다가오는 위험에 대처해 나가야 한다. (08/25/2002)
[출처] 하나님의 말씀연구회 http://wordstudy.net 논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