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가
발족했습니다. 우리 사회 여성의 부재가 가장 노골화된
분야인 '정치'에도 여성의, 여성을 위한, 여성에
의한 부드러운 혁명이 필요하다는 당위적 움직임
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여성유권자가 50%에 달하면서도 정작 여성이
여성을 국민의 대표로 뽑고 싶어도 여성 후보가
없어 못 찍는 남성 중심의 정치 구조가
바뀌어야한다는 것은, 우리 시대의 필연입니다.
이번에 발족한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는
보수에서 진보까지 여성단체들이 정치무대에
여성을 내보내자는 목적으로 결집했다고 합니다.
여성계는 비례대표 50%, 당직과 지역구에 30%
여성할당 의무화를 주장해왔습니다. 현행법상 할당제는
권고사항이므로 안지켜도 그만이기 때문입니다.
여성들이 요구하는 할당제 의무화는 법대로하지
않으면 선거관리위원회가 후보등록접수를 거부하고,
정당국고보조금을 삭감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이처럼 여성들의 정계 진출을 위해선 제도적인
변화가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정치자금 문제
역시 여성의 정치인화를 방해하는 현실적인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사실 여성들이 정계에 진출하기 위해선 남성보다,
그리고 다른 분야보다 많은 어려움을 감수해야 합니다.
개인적인 결심의 문제부터, 정치는 남성의 전유물이라
는 사회적 고정관념에 이르기까지. 또한, 정치인이
되고자 하는 행위가 "여성성에 맞지 않은 권력 지향
적 액션'이라고 오해를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현재 남성중심 정치의 폐해인 '부패'의
궁극적인 해결이 바로 여성의 활발한 정치 참여를
통해 가능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어느 여론
조사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이 같은 조건이라면 여성을
찍겠다'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났다는 결과도 나왔습니다.
그만큼 정치에 대한 대중의 인식에 변화가 본격화되었
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월드뱅크와 국제투명성기구의 조사에서도 여성이
정부나 국회에 많이 진출할수록 그 사회의 청렴도
지수와 부패인지 지수는 올라간다는 보고서를 낸 바
있습니다. 95:5의 기형적 비율을 유지하고 있는 우리
정치 구도가 바뀌어야 하며, 이를 위한 제도적 개선,
특히 여성할당 의무화는 반드시 이뤄져야할 대목입니다.
보수나 진보의 색깔과는 상관없이 여성계가 뭉쳐
여성의 정치적 파워를 확대하겠다는 이번 시도가
내년 총선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낳기를 기대하면서,
여성들도 "여자들이 정치는 뭘..." "여자들은 여자를
안찍는다" 같은 폐쇄적이고 자괴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여성의 경쟁력에 대한 확신으로 우리 정치의 판도를
바꿔나가야 한다는 시대적 요청에 힘을 보태야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