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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역평등없이 남녀평등없다

우리 사회에서 성차별은 단지 어떤 사건 하나 만으로 판단할 수 없는 구조적 문제를 가지고 있다. 남성과 여성의 법적 의무와 권리가 동등하지 않은 상황에서 성차별 극복을 아무리 소리 높이 외쳐도 벽에 부딪히지 않을 수 없다. 단지 가부장적인 인식의 전환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 병역제도 개선이다. 여자들도 다 군대 보내자는 이야기는 아니니까 끝까지 읽어주시기 바란다.





고대로부터 국가와 백성간에는 권리와 의무라는 것이 있었다. 나라의 주인으로써 행사하는 권리, 또는 정부로부터 봉사 받을 권리는 언 듯 생각하기에 별것 아닌 듯 하지만 그렇지 않다. 나는 가끔은 과격한 면이 있는데, 병역의 의무를 기피한자에게는 국가가 개인에게 제공하여야 하는 행정 서비스, 예를 들어 주민등록, 여권 발급 등을 회피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납세를 기피한자는 재산등록 등을 회피하여야 할 것이다. 국내에 있는 화교의 예에서, 돈이 있어도 집을 살 수 없고, 이방인으로 사는 것 얼마나 불편하고 사람 대접받지 못하는가는 알 수 있을 것이다. 성차별이라는 것도 유사한 면이 있다.





고대로부터의 많은 예에서 남성들은 병역을 수행함으로써 가부장적 사회의 기득권을 인정받았던 것이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문제되고 있는 호주제, 군가산점, 등등 성차별의 문제는 이 연장선에 있다고 생각된다. 즉 남성을 대상으로 하는 병역 체계는 가부장적 사회의 버팀목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내가 아는 한 현재 남성을 대상으로만 징병제를 실시하는 나라 가운데 남녀평등이 모범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나라는 없다. 남녀 평등이 비교적 모범적인 나라는 모병제를 하거나, 남녀 모두를 대상으로 징병제를 실시하는 것이다.





그렇다. 다른 나라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병역문제의 해결은 성차별 없는 사회로 가기 위한 열쇠인 것이다. 물론 병역 문제 해결이 열쇠 일뿐 문을 다 열어 주는 것은 아니다. 기존 관습, 고정관념 등, 지나야 할 관문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열쇠 없이, 이 모든 관문을 때려부수고 지나가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면 성차별 문제 해결의 열쇠에 대해 좀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보자. 이 문제의 가장 궁극적이고, 기본 적인 해결 방법은 남녀 누구나 지원 할 수 있는 모병제이다. 문제는 우리 나라 현실에서 모병제가 타당한가 하는 것이다.





나는 딴지 일보에 수 차례에 걸쳐 기사가 난 것처럼, 모병제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기본적으로 병력 축소와 군 현대화에 근거한다. 지금 수준의 병력을 모병제로 충원하기에는 병력 자원과, 비용 면에서 모두 곤란해 보인다. 그러나 남북에 약 200만 가까운 병력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병력 축소는 불가능하며, 지금 수준의 병력을 유지하여야 한다고 하는 주장이 칼자루를 쥔 쪽에서는 압도적 인 것 같다.





그렇다면 다음 번 대책은 남녀 모두를 대상으로 징병제를 실시하는 것인데, 지금도 모든 징병 대상 인원이 현역 전투병으로 근무할 필요는 없는 상황인데, 단순한 계산으로도 병력 자원이 두 배로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 모든 인원이 전투병으로 복무하여야 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남녀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대체복무제도의 확대이다. 현재에도 의무경찰, 산업체 근무, 연구 요원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병역 대체 제도 가 있는데, 이러한 수준의 확대가 아니라, 정부 각 부처, 또는 사회 봉사 기관 및 시설 등에서 필요한 인력을 대체 복무 인력으로 충당하는 것이다.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백성이 나라에 하는 의무에는 '세' 와 '역' 이 있다. 세는 말 그대로 세금인데, 옛날에는 쌀이나 특산물 등이 현재에는 돈으로 바뀐 것일 뿐. 역은 몸으로 때우는 노력 봉사인데, 나라에서 세금으로만 충당하기에는 곤란 상황이 있을 때 노동력을 동원하는 것으로 대표적인 것이 군역(병역)이지만, 병역만 있었던 것은 아니고 대규모 토목 공사 등, 병역과는 다른 종류의 노동력을 제공하여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국사 시간에 다 배운 이야기를 다시 하는 이유는, 지금도 마찬가지이며, 또 백성이 제공하는 "역"을 국방부에서만 사용하여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국방부에서는 향후 병력 자원이 부족하다고 하며, 의무 경찰을 직업 경찰로 대체 하는 등, 대체 복무를 축소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거꾸로 의무 경찰을 유지하고 부족한 병력 자원을 직업군인으로 대체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지 않을까 ? 단기 의무 경찰보다는 직업 경찰이 능숙한 것처럼, 직업군인이 단기 사병보다는 효과적일텐데.





내 주장은 우리사회에는 싼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 자리가 많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자리는 굳이 힘든 생산 현장이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기피하지만 봉사 활동을 필요로 하는 사회 각 분야에서 많이 찾을 수 있다.





간단히 예를 들면, 각급 관공서에서 고용하는 아르바이트생, 탤런트 모 양이 무슨 무슨 잘못하고 사회봉사명령 받아서 하는 그런 일들... 우리 사회에는 인력이 모자라서 걱정인 곳이 너무 많다. 그리고 이런 자리는 남녀 성 구분에 따라 역할이 정해지는, 그런 곳이 아니다. 어떤 경우는 여성으로서의 역할이 더 필요한 곳도 많이 있을 것이다.





또 한가지, 이러한 복무제도는 사회교육의 효과도 생각할 수 있다. 대학에 다닐 기회가 있는 경우는 조금 낫지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특별한 지식이나 기능 없이 사회에 발을 디디는 사회 초년생은 너무나 많은 유혹과 위험에 노출된다.





특히 현재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경우 더욱 그러하다. 이 경우 의무 복무제도는 기본적인 사회 경험과, 가능하다면 지식이나 기능을 배울 기회가 될 수 있을 지도 모르겠다. 물론 군대에서 뭐 유익한 걸 배울게 있냐고 할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나는 여전히 좀 더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데 이러한 복무제도가 2차 교육기관의 역할을 어느 정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다른 한편, 대체 복무가 너무 다양하게 확대되면, 선호도에 따라 지원자가 몰리거나 부족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을 텐데, 이는 각 분야 인력 수요에 따라 정원을 정하고, 선호하는 쪽에는 시험이나 적성 검사 등 선발제도를 두고, 기피하는 쪽에는 복무 후의 진로 선택 등에서 가산점 등, 혜택을 주는 방법으로 조절이 가능하리라고 보이며, 복무기간의 조절도 한 방법일 것이다.





출처: 남녀공동 병역의무 추진위원회 http://cafe.daum.net/mwdraf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