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무력감 (the sense of powerlessness)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요. 특정 개인의 광증을 수천만 명의 국민이 뻔히 보면서 어쩌지 못하고 있는 이 무기력. (민주주의는 맹탕이다) 그리고 하나의 신호, 하나의 자음과 모음에 따라 개미떼처럼 한 줄로 따라가는 아랫것들 (underlings)과는 그 누구 하고도 커뮤니케이션이 안 되는 이 기막힌 교통 체증 (communication congestion).
하늘이여, 당신이 진정 계시다면 무쇠 채찍으로 저자들의 등판을 내리 찍으소서. 하늘이여, 하늘의 의가 계시다면, 이 세상의 인간들의 고막이 다 찢어질 천둥 소리를 울려주소서. 하늘이여, 당신에게도 판관의 의로운 손이 계시다면, 하늘 복판에 그 두 손을 쳐드시어 저 요사스런 입들을 좌악~ 찢으소서, 하늘이여! 오, 하늘이여, 당신에게도 분노가 계시다면, 오, 하늘 도끼로 저 어깨들 위의 더러운 물건을 좌악~ 쪼개버리소서. 여름날 원두막에서 수박을 쪼개듯이 그렇게 좌악~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해 봅니다. 저 자들이 혹시 큰 병에 걸린 게 아닐까요. 우리도 몰래, 아무도 몰래 저 자들이 모두 일시에 그 무섭다는 광우병에라도 걸린 게 아닐까요.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저렇게 하나같이 미chin 생각을 해내고, 그렇지 않고서야 하나같이 저런 mi친 (mad) 말들을 할 수가 있을까요?
"진상을 규명하고 화해하자는 것..."이라고 합니다. 진정으로 "화해"하자면 지금이라도 다 그만두고, "잠시 내가 잘못 생각했다,"하고 끝내야 합니다. 역사를 국가기관의 "조사위원회"가 쓰다니 인류 역사에 이런 적은 없었습니다. 불러다가 조사하고 조서꾸미고 도장 찍고...더구나 조사에 응하지 않는 자들은 반드시 처벌을 받게한다니 이건 빨갱이들의 인민재판과 다름이 없지 않나요? 당사자들은 다 죽고 없는데, 그 무덤들 앞에서 그 자식 손자들을 데려다 앉히고 그 무덤 속의 백골의 죄들을 밝히는 일. 해방 60년, 7개의 정권을 지나서, 어느날 갑자기, 이 무슨 광란의 굿판이란 말입니까?
우리들은 가해자 (victimizer)도 아니오 피해자들 (victims) 입니다. 피해자들은 서로를 궁휼히 여겨야 합니다. 약소국가에서 태어나, 무능한 위정자들 만나서 진작 외환에 대비하지 않고 있다가 남의 나라 식민지를 당해서 떠돌이 생활 40년이 아닙니까? 그 긴 세월에 다소간에 다 흠이 묻고, 작고 큰 과오도 범하면서 살았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서로를 부등켜 안고 울며 위로하면서 나가는 삶이어야 합니다. 그런 민족의 운명을 알기에 7개의 정권들이 다 불문에 붙이고 지나온 것 아닙니까?
참말로 과거사 청산을 하려면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이라는 해괴한 이름의 정당 소속 정치인들이 일본으로 건너 가 가해자들을 징벌하십시오. 그 가해자들이 죽었으면 그 자식 손자들을 잡아다가 벌 주십시오. 그게 옳은 길입니다.
가해자에게도 이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인류의 가해자가 누구였습니까? 이른바 "추축국" (the Axis Powers) 아닙니까? 온 인류의 실질적 해방자는 미국 정부와 그 군대였습니다. 그들은 가해자에게도 이런 시도를 하지 않았습니다. 제일 큰 사례로 나치 독일에 대하여 미국이 어찌 했습니까? 지금도 때로 위성방송에서 방영하고 있으니 보십시오. 노무현 대통령도 보시고, 헌병 오장 아비를 둔 신기남도 보시고, 독립군 조상 찾아 김씨 가문 찾아 다닌 김희선의원도 보시고, 아침 조회때 마다 "덴노해이카"를 외치며 이 나라 아이들에게 "일본 천황의 충성스런 신민의 서약을 가르친" 초등학교 훈도 아비를 둔 유시민의원도 보십시오.
뉘렘베르그 재판을 한 뉘렘베르그 군사 법정 (the Nueremberg Tribunal)에서 유럽 점령군 사령부가 기소하여 처벌한 전범자가 몇 명이나 되는 줄 아십니까? 딱 21명 입니다. 사실, 지금의 노무현 정부 같았으면 "독일 국민들 반쯤 죽여버릴 수 있었습니다." 왜? 참으로 어이없게도 나치들은 매일 매일 참으로 충실하게 그들의 "범행일지"를 기록해 두었습니다. 그 산더미같은 기록들이 (mountains of documents) 그대로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기록들이 고스란히 있었기에 불후의 명작 William Shirer의 [제3제국 흥망사] (The Rise and Fall of the Third Reich)가 나올 수 있었습니다.
"과거 청산"은 이렇게 하는 것입니다. 급박하게, 그 범죄자들이 살아있을 동안에, 정예 소수를 일벌백계 식으로 처벌하고는 그만 그 법정 문을 닫아버려야 합니다. 그렇다고 역사가의 역사 기록 작업이 중단되는 것은 아닙니다. 역사가들은 오늘도 또 다른 역사를 쓰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역사를 지금의 우리처럼 "대통령이 임명한 조사관들"이 가히 전국민을 상대로 조사를 벌여 직인 찍고 가는 그런 역사는 이 세상에 없습니다. 이런 짓을 하면 온 세상이 웃습니다. 전 세계가 웃는 다는 말입니다.
화해는 커녕 온 나라가 갈기갈기 찢겨질 게 뻔한데도 왜 굳이 끝까지 가려는 것입니까? 이제 정치하는 일 조차 잊었기 때문입니까? 이런 "광란의 굿판"으로 시종하려는 것입니까?
우려하던 일이 바로 시작되고 있습니다. 열린우리당이라는 해괴한 이름의 정당이 "사법부의 과거를 고백시키겠다"는 것입니다. 참으로 웃기는 일입니다. 그때마다 그 시대의 법질서에 도전하여 화염병 시위하고 공공 건물에 불지른 혐의로 집시법 기타의 법률 위반죄로 형무소 몇 개월 갔다 온 그 "공로로" 민주인사 깃발 휘날리며 오늘날 권력의 자리에 또는 권력의 부스러기를 얻어먹는 자리에 올랐는데 이제 그때의 그 법관들 다 불러내어 "복수의 칼 맛"을 보여주겠다는 건데 이건 정말이지 "광우병 환자"나 생각할 수 있는 기이한 일입니다. 결국 인민재판의 광기는 중국 대륙의 문화혁명의 광기로 가는 군요. 문화혁명의 광기가 말기에는 저 시골의 중등학교까지 퍼졌는데 학생들이 교장 교감의 목에 밧줄을 걸어 개 끌듯 끌고 다니기도 했습니다.
오, 하늘이여, 이 땅에 이런 광란이 벌어지다니 이 무슨 재앙입니까? 이제 본격적으로 굿판이 벌어지면 문자의 희롱도 이제는 사치가 될 것입니다. 오, 이 순간 어릴 적 읽은 책 구절이 생각납니다. 레마르크의 [서부전선 이상없다]로 기억되는 번역판 소설인데 그 속에서 주인공 의사는 전선의 치료 막사에서 생각합니다. 수술 대 위에 무기력하게 누워있는 적장 (아니면 의사와 원한 관계에 있었던 장교?). 메스를 들고 그는 생각합니다. "내 칼 금 하나를 슬쩍 다른 데 긋기만 해도 감쪽같이 이 자의 목숨을 끊어놓을 수 있을 테지...그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