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TV에서 북한 응원단의 어떤
한 여성이 남한 기자들의 취재행태에 대해
날카로운 코멘트 하나를 날리는 걸 봤다.
"남한 기자님들, 물어보는 질문이 맨날
똑같해서리 대답하기가 참 황당합니다"
아마 지난 부산 아시안게임에 이어
이번에 다시 오게 된 소감을 묻는 질문
에 대한 답변이었던 것 같다.
이념적 무장이 철저한 그들에게 정치적인
질문을 할 수도 없고, 사생활을 파헤칠 수도
없는 상황이라 그들에 대한 많은 궁금증
에도 불구하고, 질문의 폭이 좁을 수밖엔
없다는 걸 이해하면서도,
남한 기자들의 상상력(?)과 사고력의
빈곤을 질타하는 그 여성의 발언은
한편, 통쾌한 기분까지 들게 했다.
또한, `북핵` 등 한반도 위기로 적대감이
유례없이 고조되는 남북관계에서 북한
응원단의 방문과 이에 대한 매스컴의
집중 조명은, 지극히 위선적이고 박제화된
제스처라는 느낌도 지울 수 없었다.
진실과 허위가 공존하는 이 시대의
이중적 메카니즘은 언젠가 어떤 방향으로든
변화와 파괴를 겪게되겠지만,
수면 위에선 북한응원단의 웃음을,
수면 아래선 전쟁과 평화의 위험한 승부를
지켜봐야하는, 지금 여기 한반도의 패러독스가
시대의 우울을 갈수록 더해주고 있는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