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일상이 창백해졌다고 느낄 때
정맥으로'수혈'받고 싶은 시, 한 편.
造花
─헌화가
박라연
너에게 그의 목숨 半을 나눠준 것
그의 생각 그의 문화 半을 나눠준 것
왜 목숨을 생각을 줬느냐고 쓸쓸해하지 마
사람에게는 아름다운 色이 香이 없어서였다고
더 솔직히 말하자면 너무 외로워서였다고
나 잊지 않을게
너의 아름다운 혼들이 온종일 곁에 있다는 거
꽃잎의 부드러움 꽃술의 향기 잎새의 헌신을
고된, 마른, 검은 마음속에
한올한올 문신하듯 새겨준다는 거
붉은 꽃잎 떨굴 때 붉은 氣를
초록 잎사귀 떨굴 때 초록의 氣를
바라만 보는 혼에도
고스란히 넣어주고 영면한다는 거
그의 半도 너와 함께 떠날 거라는 거
나 잊지 않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