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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입술에 떨어지는 꿀 몇방울....

새로운 삶을 찾기 위해 길을 떠난


어떤 사람이 숲 속에서 길을 잃었다.


배고프고 목마르고 지친 그에게


미친 코끼리 한 마리가 달려들었다.





사악한 악녀들이 미친 듯이 웃음을


깔깔댔다. 거대한 보리수나무 하나가


있어 그리로 올라가려 했으나 너무


높았다. 가까이에 잡초에 덮인 우물


하나가 있었다. 달려들어가 벽에서


자라 나온 덤불가지 하나를 잡았다.





그런데 발 아래에는 무시무시한 뱀이


독을 세우고 있었고, 우물 바닥에는


전갈이 빨간 눈을 치켜 뜨고 있었다.


그는 생각했다. “이 갈대가 버티는


동안만 살겠구나.” 그런데 위를 보니


흰 쥐와 검은 쥐가 그것을 갉아먹고


있었다.





코끼리가 들이받은 보리수의 벌집에서


나온 놀란 벌들이 가여운 사내를 쏘아대고


있는데, 한 방울의 꿀이 갈대를 타고


내려와 그의 입술에 닿았다.





그 달콤함에 취해 그는 자신이 처한


처지를 까맣게 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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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근본적으로 처한 곤경에 관한


짧은 우화입니다. 인도에서 전승됐고,


자이나교에서 늘 인용되었으며, 해인사


벽화에까지 실려있는 글입니다.





우화 마지막 대목,


문득 입술에 떨어지는 꿀 몇 방울은


인간을 이 고통에 묶어두는 인생의


쾌락이라고 합니다.





지혜로운 자들은 그 쾌락을 일찌감치


멀리 했겠지만,우리들 대부분은 고통을


떠올리면서도, 고통 속에 존재하면서도


그 쾌락의 달콤함을 잊지 못합니다.





쾌락의 흔적들은 더욱 짙어지고


집단화되고 광기를 띠어갑니다.


세상에 발디디고 사는 일이 힘들어집


니다. 프롬이 일찍이 예지했듯


`전지구적 종말`은, 그리 멀지 않은


미래처럼 보입니다.





그 달콤함에서 한발 떨어져 달콤함


속에 감춰진 그 비수같은 고통을,


그 고통을 낳는 인간의 조건을


잊지 않으려 하지만....





현자가 아니기에 참 쉽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