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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민 다죽이는 대한항공 한진그룹의 경영논리

병원폐업하면 서민들은 어떻게 합니까"





<독자투고> 서민들 건강권 무시하는 인하병원 폐업통보





윤지숙 (인하병원 간호사)





성남시에 단 두개밖에 없는 종합병원인 성남병원과 인하병원이 폐업을 한다. 현재 성남지역의 시민사회단체와 병원노조는 서민들의 건강권과 생존권이 걸린 문제라며 무책임한 폐업을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인하병원에서 근무하는 윤지숙님이 글을 보내주어 전문을 소개한다.[=편집자주]





한진그룹, 돈벌이 안된다고 병원폐업





2003년 7월 10일 성남인하병원 폐업을 통보했다. 성남 구시가지의 60만명이 사는 곳에 의료공백사태가 발생하였다. 초를 다투는 응급상황에 응급조치를 받을수 있는 응급센터가 없고 기본적인 의료혜택도 받을수 없다.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된 것이다.





고객들에게 소중한 가치를 창조해내지 못하는 기업은 비젼이 없다. 그렇다면 한진그룹은 비젼이 없다?





한진그룹 대한항공은 '기업경영의 중심은 고객이라는 기본이념으로 고객,사회,임직원을 위한 풍요로운 가치창출에 초점을 맞추어 경영활동을 수행하고 있다'고 기업이념에 명시하고 있다. 고객의 소중함과 직원에 대한 성실함을 아낌없이 표현한 기업경영방침이다.





이러한 기업이념을 바탕으로 한진그룹은 국민보건증진을 위해 의료산업분야에 진출하기로 결정했다. 1986년 9월 성남의 한미병원을 인수하고 1987년 인하병원으로 명칭을 변경, 1988년에는 의료법인에서 학교법인으로 법인형태를 변경하여 지역 주민에게 대학병원으로써 양질의 진료를 제공함은 물론 지역사회 보건증진과 나아가 범사회적인 보건증진에 기여하는 것을 기본목표로 지금의 성남 인하병원을 설립하였다.





설립이념은 무시할수 있다. 하지만 돈벌이가 안된다는 이유로 병원을 폐업하다니.


87년 이후 급성장한 인하병원은 계속 흑자경영을 유지 함은 물론 성남에서 신뢰받는 병원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그러한 인천 인하대학병원 건립을 위한 건립본부를 성남인하병원에 만들고 인천인하대 개원시 일할 과잉인력을 뽑아 성남인하에서 경력을 쌓게 하였다. 96년 인천 인하대병원은 최첨단 의료장치와 시설로 설립되었다.





그러나 건립본부운영과 과잉인력으로 인해 성남인하병원은 재정적 부담과 인건비상승의 과다를 고스란히 넘겨받게 되었다. 또한 인하병원의 의료진을 인천인하대병원으로 전근시키고 전문의사직에 대한 교수직 미발령으로 의료진의 사직이 줄을 이었다.





결국 의료진을 믿고 진료받던 환자들이 발길을 돌리게 되었고 진료건수의 위축과 담당진료과 의사부재를 이유로 진료과를 폐과해 축소시켜 병원의 기능이 축소되기 시작하였다.





계속되는 병원경영의 어려움에도 직원들은 병원운영을 정상화하기 위한 자구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98년에는 상여금 200%반납하였고, 99년과 2002년에는 임금을 동결하는 등 최근 5년간 임금인상이 거의 없었다.





또한 직원들은 퇴직금 누진제폐지, 년월차휴가의 100%사용, 학자금 ㆍ 경조금 차감지급, 주택자금이자지원중단, 유급휴일 축소로 각종 복리후생중지도 감수해야했다.





누적된 적자로 폐업한다는 것은 이유가 될 수 없다





한진그룹에서 한미병원을 인수할 당시 이미 400억이 넘는 부채를 안고 시작하였다. 현재 약 550억원의 적자가 누적된 상태이다.





인천 인하대 건립으로 기업의 투자를 전혀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 성남인하병원은 18년동안 100억여원의 부채를 지게 되었다. 병원이 지역주민들에게 질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그에 따른 흑자운영을 하기위해서는 적절한 투자가 이루어져야한다.그럼에도 낙후된 시설에 대한 투자, 의료진의 공백보충에 대한 투자없이 타병원과의 경쟁력은 물론 흑자 운영되기를 기대하는 한진그룹의 경영방식은 납득할수 없다.





인천 인하대 병원 개원 7주년, 빚은 1200억원에 달한다. 인천지역 경제지역특구 지정으로 존스홉킨스 병원과 같은 세계적인 의료기술과 장비를 갖춘 최첨단 병원이 인천에 들어선다. 그때 또 한진은 경쟁력상실과 계속되는 누적적자를 이유로 인천인하대병원을 폐업할것인가?





“돈없으면 아파도 죽어야 한다!”





2003년 7월 10일 인하병원이 폐업을 통보했다. 이에 성남시와 인하병원 직원이 폐업철회를 요구하며 항의 집회와 갖가지 투쟁을 실시하였다.





그러나 폐업철회 투쟁과 관련해 경총에서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영이 어려운 병원의 폐업은 당연한 것이며, 성남시와 인하병원 직원의 행동은 자본주의 흐름을 가로막는 행위라고 했다. 이는 의료의 공공성을 망각한 발언이다. 여러 기업 재벌들이 성장할수 있는 것은 지역사회 주민, 더 나아가 국민과 국가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현대 삼성 등의 대기업과 각 대학 재단은 대형병원과 대학병원을 건립 운영하고 있다. 병원은 이익의 창출을 위한 기관이 아니며, 비영리기관으로 공공성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경영활동후의 남는 이윤을 병원에 재투자하여 지역주민, 더 나아가 국민의 건강권을 위한다는 공익적 성격이 크기에 정부로부터 세제혜택을 받게 된다. 이렇기에 병원의 폐업은 자본의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다.





1년전엔 가족이라더니 지금은 상관없는 사람들





배수환 의료원장은 1년전 취임 당시 성남인하병원을 방문했다. 그 당시 의료원장은 우리는 모두 한가족임을 강조하면서 성남인하병원을 투자하면 다시 회복이 가능하다며 본인이 그일에 앞장서겠다고 하여 직원들의 사기를 드높여주었다. 그로부터 1년후 그는 폐업을 주도하였다.





나아가 인천 인하대병원 게시판에 “성남인하병원과 인천인하대 병원은 별개이며, 성남 인하일부의 직원들이 몰려와 난동을 부리니 동요치 말고 인하대 병원 직원과 환자들에게는 불편이 없게하겠다”라는 게시물을 붙였다.





현재 성남 인하병원에는 입사한지 3개월된 신규직원이 있으며 2003년 5월 경력자로 입사한 직원과 병원의 약속만 믿고 기다리던 수십명의 대기 발령자도 있다. 병원측은 폐업통보 이틀전까지도 이들의 물음에 침묵으로 일관하였다.





이들은 폐업을 위장하려는 한진의 횡포에 의한 희생자들이다.





작은상점을 운영하는 사람들도 경영사의 어려움으로 문을 닫는 경우 직원들에게 미리 알려주어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게 하고 이용하던 고객에 대한 감사의 인사를 하는등 예를 표한다.





한진은 우리나라 10대 재벌기업이다. 여러개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고 그 사업의 중심은 고객이라는 이념을 갖고 있다. 인재양성을 위한 학교운영도 하고 있다. 그러한 한진그룹에서 지금 성남 인하병원을 적자라는 이유로 폐업을 한다. 600여명의 가족이 실직을 당하였고 그에 따른 2000여명의 가족이 생존권을 위협받았으며 60만명의 성남시민의 건강권유지에 타격을 주었다.





지금 인천 인하대병원에서는 신규와 경력자 채용을 하고있다. ‘성남 인하병원에서의 고용승계는 없다’. 한진은 성남시 유일한 대학병원의 폐업으로 성남지역 주민의 생명을 경시하였다. 이것이 한진에서 말하는 고객, 사회, 임직원을 위한 풍요로운 가치 창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