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통령의 사과 표시로 북한은 대구하계 U대회참가 불참의사를 철회했다.
결과적으로는 대회진행에 차질을 빚지 않게 되어 다행한 일이지만, 영영 찜찜한 기분을 지울 수 없다.
극우단체에 의한 인공기 훼손사건과 한나라당의 대북강경주의를 내세워 대회개막을 며칠 남겨 놓지 않은 상황에서 급작스럽고 일방적인 대회불참 의사를 통보한 북한의 행동은 몹시 경솔하고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우리 남한은 다원주의를 존중하는 민주체제 국가이다.
민주국가에서는 다양한 사상과 목소리를 인정하는 것이 기본원리임에도 불구하고 북한에서는 자신들을 모욕했다는 것을 내세워 국제적 관례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것은 별로 설득력이 없다.
서로에게 주어진 현실과 체제를 인정해주지 않으면 대화와 화해는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결정적인 순간에 매번 반복되는 북한의 이런 소아적이고 이해하기 힘든 행동들이 그나마 북한에 대한 순수한 동포애로 화해를 모색해온 우리 국민들에게 얼마나 커다란 허탈함과 실망감을 주는지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인내와 포용에도 한계라는 것은 존재한다.
한 쪽에 너무 일방적이고 막무가내로 떼를 쓰는 듯한 무리한 요구와 언행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대립의 골을 만들고 만다.
북한의 최고 통치권은 부디 앞으로 보다 성숙한 자세와 일관된 대외정책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민족 공동의 발전을 위한 진지한 노력을 보여 주길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