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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을 만들어 사는 여인

어제 서울을 가기위하여 마산역을 가는중에 알듯말듯 하는 여인이 지나갔

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 보았다. 깜짝 놀랐다. 요즘 세상에 구경

할 수 없는 거지중의 거지가 된 50대 여인. 그녀가 몇년전에 알았든 00이였

다. 나는 기분이 찹찹하다 못해 체념을 하고 혼자 말을 되풀이 했다. - 내

가 걱정했든 그대로 되었구먼. 신이 그릇에 복을 담아 주어도 스스로 쏟아

버렸는데 누구 탓을 하랴! 제 운명 제가 만든 것을-

서울을 다녀와 어머니께 그녀의 행색을 이야기 하였다. 내 말을 듣고난 어

머님이 제 운명 제가 만드는 것을 어찌하겠는가. 교회나 선교회에서 할 대

로 다 한것을--- 하시고는 이제 신경쓰지 말라고 했다.

몇년전에 어느교회 권사가 찾아와 아주 불쌍한 부부를 <선한사마리아선교회

>에서 도와주면 좋겠다고 하여 우리 선교회 임원들이 그들 부부의 어려움

을 보고 즉시로 우리교회 권사님 집의 방을 세를 얻어 주고 몇달월세와 약

간의 생활비를 주면서 자립하라고 했다.

처음에는 노동일도 하고 페품을 주어서 팔기도 하며 부부가 사이좋게 지낸

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리어 기뻤다. 그래서 우리 임원들은 보람을 느끼고

조금만 더 밀어주면 잘 살것같아 최선의 도움도 주었다. 한데, 어느날 부터

인지 몰라도 부부가 술을 먹기 시작하드니 일 하려 가지도 아니하고 매일

부부 싸움만 하며 온 집안을 불안 덩어리로 만든다고 했다.

월세를 받아서 생활하고 있는 권사님이 매주일 만나면 나를 보고 하소연 하

기를 그들 부부때문에 옆 방 사람들이 이사를 갈려고 하니 한번와서 타 일

러라고 했다. 그후 만나서 타이르기도. 꾸중도 해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

다. 마지막 방법으로 시골의 과수원을 소개 해 주며 집도 생활비도 월급도

준다는 좋은 조건의 과수원엘 데리고 갔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남편이 흡족해 하며 내일 이사 오자고 했드니 부인이

대뜸 하는 말 " 나는 촌이 싫습니다. 갑갑하게 촌에서 사느니 차라리 도시

에 가서 거지로 살랍니다" 라고 화를 내며 되려 그런 곳을 소개한 나를 원

망 했다. 그 말을 듣던 남편이 큰 소리로 " 어디가면 우리가 이처럼 걱정

안하고 살 수 있겠느냐. 두 말 하지말고 내일 꼭 이사하자" 라고 했다. 나

는 잘 생각해 보고 연락해 달라고 한 후 헤어졌다.

이렇다 저렀다 답을 알려주지 않은 그들이 궁금하여 내가 전화를 해서 물었

드니 술고래가 된 그녀의 남편이 "우리는 안가요.안가. 마누라가 거지꼴이

되어도 촌에는 안간데요" 하고는 수화기를 일방적으로 놓았다. 어이가 없

어 권사님께 어떻게 사느냐고 물었드니,일도 안하고 먹고놀고, 놀고 먹고,

없으면 굶고 산다고 했다. 나는 결단을 내렸다. <도와주지 않는것이 도와

주는 겄이다> 라고.

깡그리 잊어버렸든 2년후 어제. 정신이상자 같은 차림의 그녀를 보고

사람이 운명을 타고 난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 살아간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