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종상 영화제
역시나였다. 그래도 이번엔 괜찮겠지싶었다. 26일 첫날, 사무총장이
나와서는 이런 얘기를 해줬다. '일반심사위원과 전문심사위원의 심사
평은 5:5 라고 그만큼 일반심사위원의 의견이 중요하다고' 얘길 했었
다. 나는 권위주의를 체질적으로 싫어한다. 군주의 입장에서 아랫사
람 대하듯 하는 권위주의에 쩌들은 권력가와 못난 어른들을 나는 지
극히 경멸하는 입장이다.
대종상이라해서 예외는 아니다. 그들은 소위 문화적인 권력에 쩌들은
못난 인간들이었다. 일반심사위원들을 위해 애쓰는 모습과 잘해주려고
하는 모습들은 어떤 때는 민망하기까지 했었다. 목에 힘이 잔뜩 들어
있는 영화 관련 나이많은 어르신네들과 전문성이 정말로 의심되는 전
문(?) 심사단들을 보면서 뭔가 개운하지 않았고 석연치않은 기운이 감
돌고 있음을 눈치챌 수 있었다.
게다가 이두용이라는 감독, 대감독께서는 대충대충하며,시간 보내기식
의 인상이 짙었다. 담배나 펴대고, 그저 놀고자빠져있는 인상이 강했
다. 또한 영화 상영중이며, 또한 그들과 우리 모두 [심사]를 하기 위
해 모였다는 것을 그는 망각한게 틀림이 없었다. 분명 자봉팀과 사무
국에서 핸드폰 좀 꺼달라고 그 앞에서 부탁했음에도 뻔뻔스럽게 이두
용이라는 되먹지 못한 인간은 전화질을 해대는 것이다. 자신이 영화감
독이라는 것도 그는 잊어먹었던게다. 재수없는 인간!!!
그러고도 자기가 심사위원장일까? 그러고도 태연하게 [감독]이라는 명
함을 내밀고 다닐까? 심사를 제대로 하지 않았으면서 어찌 뻔뻔태연자
약하게 거짓말을 얼굴의 어떠한 표정변화도 없이 할 수 있을까? 독창
성과 참신함? 구태의연하고 낡아빠진 사고에, 그저 대접이나 받으려고
하는 못나자빠진 전혀 어른같지 않은 이두용이라는 사람이 심사에 대
한 진정성이나 있었을까 싶다. 주먹구구식으로, 흥행 좀 되고, 돈 좀
받고 했을 것이 분명하다.
#. 일반심사위원
나는 일반심사위원이었다. 매일 가야하는 줄 알고 매일 아침 일찍 가
서 저녁 늦게서야 집에 들어오곤 했다. 그게 당연한 건 줄 알았던 것
이다. '전문심사단'들은 제대로 매일 나온 사람이 드물었다. 이두용
하나만은 매일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그럼 뭐해? 노닥거리기만 했으
면서
위원장이었나 아님 사무총장이었나 확실하지는 않지만 26일 첫날 '심
사의견서에 영화에 대해서든, 감독에 대해서든, 배우에 대해서든, 스
탭에 대해서든 코맨트를 하면 한 사람에게도 좋고, 그게 쓰여진 쪽에
게도 도움이 될겁니다'라고 했다. 그래서 나는 영화가 끝날때 심사평
을 하면서 늘 코멘트를 달았다. 왜냐면[그들의 거짓말]을 정말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그닥 순진한 편은 아니다
#. 일반심사단 & 자봉 & 사무국의 만남
6월 2일 뒤늦게서야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스카라 앞의 모호프집이
었다. 내가 앉았던 테이블 쪽에 사무국 쪽의 심사평 집계하는 사람이
앉았다. 그는 그랬다. '일반심사위원에 대해 사무국쪽에서는 걱정을
했다, 전문성이 약하기 때문에 무조건 '흥행성'위주로 표를 몰아주지
않을까했었는데 오히려 전문심사단보다 더 전문적이고, 감독과 배우
뿐만이 아니라 촬영, 음향, 영상 등의 세밀한 부분에까지도 적어내는
걸 보고 놀랐다, 그리고 코멘트를 달아주는 사람들도 있는데 몇명 안
되지만 볼 때마다 놀랍다고, 전문심사단들은 거의 심사를 하지 않는다
고, 대충 그냥 때우는 식이었다고 했다.
이게 그들이 말했던 공정한 심사였다는 얘기인가? 5대5라고 하는 것
이 바로 저런 결과물로 나타났다는 말가?어디서 이런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자봉과 일반심사단이 화가 나는 것은 분노하는
것은 우리의 의견이 하나도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과로는 결
국 10대 영이 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우리에게 쌔빨간 거
짓말을 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봉팀에서는 우리와 얘기했던 것과
전혀 다른 본심 후보와 후보작에 대해 어이없어했다.
#. 시상식
이제는 좀 달라졌겠지 했던 그 마음을 대종상은 올해도 외면을 했다.
물론 지원금을 다른 영화제의 10분에 1밖에는 받지 못했다고 한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내가 대종상 영화제 일반심사위원이었다는 사
실을 지우고싶다. 대종상에 대한 기억도 완전히 없애버리고 싶다. 그
래서 나는 남은 본심과 개막식과 시상식에 참가하고 싶은 마음이 사
라지고 있다. 나는 '시상식'에 초대될 것이다. 이미 개막식에도 초대
가 되어 있다. 미국서 오신 부모님들이야 영화제 시상식에 가고 싶어
하시니까. 그것만 보고 갈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끓어오르는 분노를
잠재우기엔....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