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
선수단과 응원단을 파견하지 않을 방침을
시사하고, 그 이유가 국내 보수단체가
8.15집회에서 북한의 인공기와 김정일
국방위원장 초상화를 불태웠기 때문이
라는 성명을 발표한 데 대해,
노무현 대통령은 곧바로 '유감'을 표명하며
통일부에 재발방지를 지시했다고 한다.
노 대통령은 "과거 성조기가 불태워졌을 때
우리 정부가 유감을 표명했듯이 이번에도 유감의
뜻을 밝힐 필요가 있다"는 발언과 함께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보수단체들의 집회에서, 그것도 한나라당 대표까지
모인 자리에서 인공기와 초상화를 불태우는
극단적인 행동을 벌인 것은 어떤 '평가'나
'의미부여'조차 불필요한 유치한 행동이란 건
누구나 인정할 것이다. 그런 감정적인 집단행동은
현 한반도 상황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으며,
더구나 정치인들까지 그런 행동을 방관하고
한편 부추겼다는 점이 부끄러울 따름이다.
이 땅에 온존하는 그 지독한 반공이데올로기와
북한에 대한 적대감이 '북핵'위기로 어수선한
한반도의 위기에 불을 지피는 결과밖에 낳지
못한다는 것을 왜 아직도 인지하지 못하는 지
답답할 노릇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노대통령이 즉각적으로 이들의
행동에 대한 유감을 표명한 것도 신중한 결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북한 정권이 보수단체들의
행동을 빌미삼아 행사 불참이란 으름장을 놓는
배경도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북한 정권의 '충성'메카니즘과 북핵 문제에 관련
된 대남압박이 빚어낸 식상한 전술이란 점을
좀더 냉정하고 따져봤어야 했다.
노대통령의 유감 표명으로 북한의 행사 참여가
가능해질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남한에
온들 이미 정치적 계산으로 빛이 바랜 뒤라 지난
부산아시안게임만큼 그들에 대한 남한 사람들의
시선이 우호적일리 없고, 스포츠를 통한 남북
화해라는 대의 역시 한낱 구호로 남게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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