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화학섬유연맹 보도자료]
2004년 7월 16일
담당 : 이동익 조직국장(011-9982-3857)
LG칼텍스정유 사측 왜 이러나?
대기업다운 사회적 책임은 무시하고 직권중재에만 매달려...
-LG칼텍스정유 사측이 대화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직권중재 신청을 통한 노동조합 누르기에 집중하고 있다.
7월16일 7차교섭에서 사측은 대표교섭위원이 오후에는 서울에 올라가야 한다고 노조에 통보했다. 결국 교섭은 의견접근 없이 끝났고 사장은 서울로 떠났다. 그토록 정유사 가동중단사태를 막아보자던 대표이사가 왜 교섭에 이렇게 불성실할까? 직권중재라는 압박수단이 있기 때문이다. 보건의료노조의 사례에서 보다시피 정부도 노사간의 의견충돌에 무리하게 간섭하기 보다는 당사자간 대화를 통해 문제가 원만히 풀리도록 돕고 있는 것이 현재의 추세이다. 이에 대한 국민적인 호응도 컸다. 그러나 사측은 이러한 사회적 기대에도 불구하고 대화에는 성실히 임하지 않고 직권중재를 통해 문제를 풀겠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고 있다. 악법인 직권중재제도가 있는 한 사측은 교섭보다는 정부 힘을 이용해 쉽게 노조의 요구를 제압하려고 들지 결코 성실하게 대화에 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사간의 갈등, 무엇이 문제인가?
노동조합은 크게 3가지의 요구안을 내어놓았다. 산업단지의 유해물질에 노출되어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노동자들이 좀 더 건강하게 일할 수 있게, 그러면서도 더 많은 사람에게 고용의 기회를 줄 수 있도록 근무인원 추가 채용을 통한 주5일제 실시를 요구하였다. 또한 부당하게 차별받고 있는 비정규직의 확대를 막고 근로조건 향상과 정규직으로 전환할 것을 요청하였다. 또 기업의 이익 사회환원 차원에서 지역발전기금 출연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사측은 이런 요구에 대한 답은 내놓지 않고 밖에다가는 노동조합이 월급 많이 받으면서도 돈 더 달라고 배부른 투쟁한다고 소리치고 있다. 노사는 화성인과 금성인처럼 말이 통하지 않는 관계인가? 사측이 문제의 핵심을 호도하고 있다.
-LG칼텍스정유 사측은 자기이익 이외에 사회적 책임에는 관심이 없는가?
4월에 노동조합에서 사회적 관심사인 3대요구안을 쟁점으로 교섭을 요청하였을 때 사측은 단호히 대화를 거부하였다. 그 이유는 이런 문제는 교섭 대상도 아니고 노동조합과 대화할 필요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결국 몇 달간 ‘대화를 하자’, ‘대화 못한다’ 등등의 소모적인 말싸움만 벌이다 결국 노동조합이 법적인 절차를 밟아 쟁의행위에 들어간 것이다. 사실이 이러한데 사측은 노조가 마치 대화를 거부하고 투쟁으로만 몰고가려는 것처럼 거짓선전을 하고 있다. 이 땅 어느 대기업이 비정규직 문제, 사회발전기금의 문제, 주5일제의 문제에 이렇게 무성의하게 대응하는가? 훨씬 영세한 사업장들에서도 이런 문제는 노사간에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수많은 기업에서 이러한 문제에 대해 노사합의안을 만들어내고 있다.
-LG칼텍스정유 사측은 불법적인 비정규직을 고용하여 노동자를 착취하고 있다.
LG칼텍스정유 사내에는 21개 업체 644명의 비정규직이 상시적으로 일하고 있고, 이들의 수는 정규직 조합원의 절반에 이른다. 다른 어떤 업종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인건비 비중이 낮고, 많은 수익을 올리는 사회적 선도기업이 비정규직 채용으로 착취의 대표주자가 되어서야 되겠는가? 대기업들이 비정규직 해결책을 앞다투어 내놓고 속속 정규직화 합의(기아차, 금호타이어, SK, 등)에 이르고 있는 현실에서 LG칼텍스정유는 여전히 구시대적인 노동력착취 구조를 고수하고 있다. 노동조합의 조사 결과 불법적인 비정규직의 채용 사례가 곳곳에서 밝혀지고 있다. 불법행위는 시정되어야 한다. 노동조합은 이에 대해 법적인 조치와 더불어 단호히 투쟁할 것이다.
-지역발전기금도 만들어야 한다는 노동자가 이기적인가, 못내겠다는 회사가 이기적인가?
노동자들도 조금씩 돈을 모아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는데, 기업이 이런 사회적 활동에 대한 논의조차 거부해서야 말이 되는가? 같은 정유사인 SK는 1000억원이 넘는 돈을 사회에 기부하고도 매년 추가적인 기금 납부를 검토한다는데, LG칼텍스정유 사측은 수십,수백억원 정치자금 줄 돈은 있어도 매출액의 0.01%(년 약 11억원 가량)도 못내놓는가?
-노동자를 더 채용하라는 요구가 왜 이기적인 요구인가?
법적으로 시행하게 되어있는 주 5일제를 기왕이면 고용인원을 확대해 사회적 문제인 실업 해결에도 기여하고, 유해물질이 가득찬 산업단지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건강을 생각해 실제노동시간도 조금이라도 줄여보자는게 왜 임금 더 올려달라는 요구로 왜곡되는가? 일부 인원 추가 고용으로 인건비가 증가한다고 해도 매출액의 1.2% 정도가 노무비인 정유업계가 그것 때문에 얼마나 부담이 되겠는가? 수익률이 가장 높은 정유업계에서 고용을 늘이지 않는다면 어디서 고용을 창출할 것인가?
-직권중재신청 포기하고 사측은 대화에 나서라!
LG칼텍스정유 사측은 자신들이 앞장서서 해결해야할 일을 노동자들이 나서서 요구하는 사태에 대해서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한다. 노동자를 매도하지 말라. 대기업, 우리나라 최고수준의 이익을 내는 기업에 다니는 노동자로서 더 이상 내 월급 올리기에만 관심을 가지는 부끄러운 노동자가 되고 싶지 않아서 지금 노동자들이 투쟁하고 있다. 사측은 노동자를 매도하지 말고 성실하게 대화에 나서라.
-직권중재는 문제해결 방법이 아니라 파국을 몰고올 것이다.
그나마 지금은 노동자들이 인내하며 공장을 돌리고 있다. 사측의 직권중재 신청은 노동자들의 분노만 더 불러일으켰다. 직권중재결정은 노동조합의 지도부를 압박하는 수단은 될 수 있어도 파국을 막지는 못할 것이다. 직권중재는 구시대 악법이다. 게다가 정유사는 독점적인 업종이 아닐뿐더러 수많은 수입품들이 현재 시장에 유통되고 있다. 특히 시장점유율이 30% 선을 밑도는 LG칼텍스정유에 대한 직권중재 결정은 논리상으로도 맞지 않다. 정부는 이미 관계법 정비 논의 과정에서 정유사를 직권중재 대상에서 제외하는 안을 검토한 바 있다. 직권중재로 노동자의 투쟁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사상 초유의 정유공장 가동중단 사태가 눈앞에 있다. 공은 사측에게 넘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