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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줘어~~2 (퍼온글)




밥줘어~~2

비가 세차게 내리는 아침...
옹색하기 짝이 없는 컨테이너 급식소.
하나 둘 씩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모여듭니다.
전 같았으면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넓직한 식당이었는데
컨테이너는 좁습니다.
그래서 비내리는 밖에서 우산을 쓰고
순서를 기다립니다.
그래도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누구하나 불평이 없습니다.
하나같이 다친데 없느냐 며
걱정을 해주십니다.

한 할머니는 몹씨 흥분하십니다.
"내가 배고파 밥 먹으러 가는데
왜 길을 막는겨 !"
일요일 아침 급식소를 부순 젊은이들이
급식소로 향하는 길목을 막아서서
가도 밥이 없으니 가지말라며
못가게 길을 막더라는 겁니다.
어제도 길을 막아서더니
오늘도 또 길을 막아섰답니다.

"저눔들을 왜 그냥 놔 두는겨! "
"법이 있는겨 없는겨!"
배식을 하던 젊은 이가 튀어 나갑니다.
격앙된 그의 눈은 핏발이 서있었습니다.
주방으로 간 그는 주방의 부엌칼을
들고 나옵니다.
모두들 앞을 막아섭니다.
"그눔들이 이걸 노리고 있는거야! "
"바보 짓 하지마!"
여럿에게 제지당한 그는
어느새 핏발선 눈에 눈물이 고입니다.

여럿이 달려간 길목에
그들은 없었습니다.
모두들 우산도 쓰지 않은채
그날처럼 비를 흠뻑 맞고 있었습니다.

그들이 흥분을 최대한 억제하는 이유는
큰 피해를 입고 이성을 잃은채
반격하여 큰 사고라도 일어나면
이 무법천지를 응징할 수 없다는
냉정한 판단 때문이었습니다.

두꺼비는
말로만 듣던 무법천지의 현장에서
이를 악물고 법을 지키려는
그들의 감내하는 고통을 두눈으로
똑똑이 보았습니다.

식사후 할아버지,할머니들은
비를 맞고 서서 무언가를 한참동안
상의하는 모습이셨습니다.
그리고 그 젊은이에게 무언가를 내미셨습니다.
이렇게 쓰면 되겠냐는 것이었습니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쓰신 글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말씀하십니다.
"이 사람들아 정신차려!"
"또 습격온다고 소문이 파다해 !"
"또 급식소를 부숴 버린대잖아!"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이제
자신들의 밥 걱정이 아니셨습니다.
자식같이 착하기만한 이들이
걱정되시기 시작한겁니다.

한참 후...
주차되어 있는 곳까지
세차게 내리는 비를 온몸에 맞으며 걸으면서도
손에는 우산이 펴지지 않은 채 였습니다.
엄습해오는 불길한 예감이
자꾸만 온몸을 휘감고 있었습니다.
사무실까지 100킬로의 무서운 속도로 달리며
핸펀의 누름을 계속합니다.




2004년 7월7일 두꺼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