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노동조합은 폭력집단 입니까~!?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기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저는 부산에 사는 22살의 대학생입니다.
아버님은 올해 53살의 회사택시 기사분이십니다.
18년간을 끼니도 거르시고 잠도 설치시며 저와 누나를 키우셨습니다.
그렇게 하루 벌어 하루살기식의 노동을 하시기에 다른 일은 꿈도 못 꾸시며
오히려 일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시고 묵묵히 봉사정신 하나로 사셨던 분이십니다.
그러시던 와중에 노동조합위원장의 안일한 노조운영 방침에 맞서 이번에 노조위원장 선거에
출마를 하셨습니다.
주위에서 많은 걱정을 하셨습니다. “연임에 연임을 걸쳐 9년 동안 해온 사람한테 승산이 있겠는냐~~” 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아버님께서도 많이 망설이셨습니다. 당장에 선거비용도 문제였지만 혹, 낙선이라도 하시면 노조 사람들의 등살을 이길 수 있으실까 하고 말입니다.
연세가 연세이신지라 이제 직장도 옮길 수 없는 입장이시기 때문이죠...
그렇지만 주위 분들의 추대와 회사를 바꾸고 싶다는... 노조를 똑바로 세우고 싶다는 일념하나로 집을 근저당 잡히시고 선거자금을 마련하셔서 10여명도 안되는 운동원과 함께
20-30여명의 상대편 후보에 맞서 출마 하셨습니다. 하지만 출마 하셔도 쉬운 일이 아니였습니다.
선거 운동기간은 불과 일주일도 되지 않았습니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으신 아버님께서는 아주 촉박한 시간이였습니다. 명함조차도 돌리지 못하게 했습니다. 또한 인지도 낮은 아버님을 위해서 운동원분들이 아버님 인사말이 담긴 유인물을 돌리셨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 선관위 측에서는 그것조차도 안된다면 아버님께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말을 했다고 합니다. 물론 나이가 중요한 문제는 아니겠지만 아버님보다 10여살 정도 어린 사람조차도 아버님께 막 대하였습니다. 또 이런저런 불법선거를 통해 유권자를 움직이며 소위 힘 좀 쓴다는 사람들을 모아서 위압감을 조성하였습니다.
그래도 꿋꿋이 이기시며 12일 선거 당일까지 오셨습니다. 하시는 일을 감안해서 투표기간이 12일 새벽 3시부터 오후 5시까지며 오후 6시부터 개표에 임하기로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일이 이렇게 크게 된 시점은 바로 이 시간이였습니다.
새벽 2시경 아버님이 3시부터 후보자 연설을 하시기 위해 준비를 하고 계셨습니다. 3시부터 10분간은 아버님의 연설 시간이였고 나머지 이후 10분은 상대편 후보자의 연설 시간이였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선관위에서 아버님 운동본부 측에 선거운동기간이 12시까진데 왜 빨리 어깨띠를 반납하지 않느냐며 전화를 통해 욕을 하셨다고 합니다. 아버님은 부랴부랴 선관위 사무실로 가셨습니다.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거기는 회사 간부 한분과 건장한 사내 8명이 있었다고 합니다. 아버님이 들어서니 간부는 앉으라고 하고는 나가셨다고 합니다. 그러자 8명의 사내는 사무실 문을 안에서 걸어 잠그고 아버님이 나가시지 못 하도록 했다고 합니다. 아버님께서 몇 번이고 나갈려고 하시자 어깨를 밀치면서 자리에 강제로 앉게 하였다고 합니다. 그러고는 급기야 폭력을 행사해서 새벽 2시경 건장한 8명의 사내로부터 사무실에 홀로 감금 당하신채 집단 린치를 당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얼마 후 아버님은 구급차에 실려 응급실로 실려 가셨고 오늘 아침 7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저와 어머님이 응급실로 달려가서 입원 수속을 마쳤습니다. 저는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현재 휴학중이지만 대학 2학년 수료 때 까지 단과대 학생회장단 후보에 2년간 참여하면 이래저래 선거를 접했습니다. 그러기에 선거에 대해서 아주 모르는 편은 아니였습니다. 물론 더러운게 선거라는 (우스개 소린지 아닌지 모르지만...) 소리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서른이 넘은... 마흔이 넘은 어른들이 선거에서 폭행을 행사하고 온갖 비리를 저지르는 것을 보고는 정말 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알고 보니 상대편 측의 폭력행사는 이번뿐만이 아니였다고 합니다.
아버님이 나오신 이번 선거 운동원 중 한분이 그전에 먼저 출마할려고 생각하시어 명함을 돌렸다고 합니다. 그러니 상대편에서 “선거 나갈려고 명함 돌립니까?” 라고 물었다고 합니다. 그 분은 그렇다고 하니 역시 사무실로 불러서 폭행을 가했다고 합니다. 폭행을 당하신 분은 경찰에 신고를 했고 가해자측(상대편 후보측)은 벌금 200만원 형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장기집권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에 의해 정말로 노동자를 위해서 일하고 싶은 여러분들이 온갖 핍박과 멸시를 당하며 살고 있습니다.
이런 일을 한국노총지부에도 얘기를 했지만 얼렁뚱땅 넘어가기 일쑤였다고 합니다.
도대체 노동조합은 노동자가 내는 노조비를 무슨 조직폭력배 한테 상납하는 세금쯤으로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한국노총은 정말 노동자를 위한 곳입니까? 아니면 권력을 위한 곳 입니까?
저희 아버님은 현재 거동도 제대로 못하시고 계십니다.
차차 좋아지셔서 곳 거동은 하시겠지만 연세가 있으시기에 완전히 치유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며 노동조합에 대한 회의와 정신적 피해는 무엇으로 치유하겠습니까?
저는 이런 아버님을 보며 정말 불쌍하다는 생각까지 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렇게 치열한 시대를 살아오시면서 온갖 고통을 겪으시고... 학비가 없어 18살의 나이에 불구하고 해병대에 지원하시고.. 전쟁터 나가면 돈을 많이 준다는 말에 월남전에도 갔다가 오셨습니다. 그리고는 저희 두 자식들을 남부끄럽지 않게 키우시기 위해서 몇 년간은 하루에 5시간도 채 주무시지 못하고 하루 종일 택시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참으로 바보같이 사셨습니다. 남들은 다 편안히 살겠다고 권력에 붙어 빌빌거리면서도 사는데 아버님은 정의와 순수함 하나로 이렇게 힘들게 사시니 말입니다.
정말 사회가... 사람들이 이렇게 해도 되는 것입니까? 정말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에 여러분께 이렇게 호소의 글을 올립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보태기) 아직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은 아버님의 홈페이지 주소입니다. 비록 글도 없고 단순하기 그지없지만 많은 격려의 글 부탁드립니다.
http://www.busamo2000.wo.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