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해결과 정답 지시서
어떤 사건 해결을 위해서는 과거에 배운 지식과 자신의 경험을 총동원하여 그 사건을 가장 적은 비용과 노력으로 해결하려 한다. 그것을 알면서도 이를 피하고 고비용 고강도의 노력을 투자하는 인간도 동물도 없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가장 간단한 순리 즉 세상원리를 망각하고, 오로지 책에 나와 있는 해법, 또는 선배나 스승으로부터 전수받은 해법 또는 정석을 고집스레 유지하며 그것이 마치 그 사건해결의 정답인 양 하면서 그에 메달리며 이를 해결하려 하지만, 사실 그 해결은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지금 한국의 경제문제만 놓고 보더라도, 그 해답은 경제교과서에는 엄청난 분량의 정답지시를 하고 있고 그것을 모르는 전문가나 정책 집행공무원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 해결이 어려운 것은 바로 그 고정관념 즉 선배나 스승으로부터 전수받은 해볍, 책에 나와 았는 해법이 마치 정답인 양 맹신 내지는 과신하며 그 사건해결에 메달리게 되기 때문이다.
금번 한국 민간인 참살사건의 경우도 그렇다. 그 발본은 미국이지만, 한국민간인 참살의 문제는 우선 한국의 문제로 접근하지 않으면 그 해법을 찾기 힘들텐데도, 굳이 그 잘못을 무조건 미국에게 돌리는 해법은 오직 원칙적인 문제와 그 정석적 해법에만 메달리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잇기 때문이다.
금번 문제를 미국의 잘못으로 돌리면 결국 한국 정부와 공무원 긔고 외교공무원이나 국정원 직원, 그리고 민간기업 사주 등 아무도 잘못하거나 유기한 죄가 없게 된다. 물론 원칙적인 문제로 대항하거나 문제제기하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은 금번 사건해결과는 무관하며 결코 그런 방식으로는 사건해결 또는 재발방지는 바라볼 수 없게 된다.
따라서 금번 문제에 관하여 확실한 해법을 찾고 재발방지와 국민보호를 위한 가장 최선의 책, 저비용 저노력의 책은 바로 원칙은 뒤로 하고 당장의 한국 안보외교의 문제를 그리고 그 운용시스템의 문제를, 그리고 일관성과 유연성의 혼돈의 문제를 걸고 나오며 그 해결을 촉구하며 재발방지를 위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옳은 것이지, 무조건 반미를 앞세운다면 결국 금번 사건은 아무런 성과 없는 공허한 목소리만 남긴 채 또 다음의 사건을 기가려야 하는 신세가 되고 말것이다.
물론 사건해결이나 외양간 수리에 있어서 그 여론이라는 것이 다양한 가치와 주장들의 집함체인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고 현실일테지만, 그 다양한 여론을 가장 합리적으로 결합할 수 잇는 해법을 동원하여 이를 통한 해결을 강구하지 않는다면 결국 이합집산, 그리고 중구난방의 한자어의 위력만 절감할 뿐이다.
반미주의자들은 반미를 주장하되 이 사건 해결 이후에 하고, 친미주의자도 친미를 자장하되 이 사건 이후에 하는 것이 옳으며, 다만 우선 먼저 사랑과 용서로 그 사건해결에 접근하느냐 또는 응징이나 복수로 그 사건해결에 접근하느냐의 문제는 각자의 가치에 맡겨 둘 수 밖에 없다. 이 부분에 관하여는 최소한 억지주장을 할 필요는 없다. 다만 서로 그 주장사실이 옳음을 입증하는 노력은 필요하며 그 입증에 설득당한 측이 그 상대측의 힘에 동조해 주면 되는 것이다. 결국 사랑이 이길 것이 뻔하기에 하는 발언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과정은 거쳐야 하는 것이다.
말이 길어져 이만 그치며, 다만 어떤 사건 해결이나 외양간고치는 일에 있어서는 결코 한 개의 설계도가 필요한 것이지 여러 개의 중복 설계도는 무용하다는 것, 그리고 다수가 설득하고 용인하고 또 응원하는 수단이 동원되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한국인 아니라 어떤 지구상의 한 생명도 소중하다는 것과 그 가치는 어떤 것과도 바꿀수 없는 귀중한 가치라는 것임만을 강조하고 싶다.
그리고 우리가 현재하는 이유는 내일을 위한 것이며 오늘만을 위한 것이라면 당장에 혼란과 향락, 그리고 폭력과 살상, 그런 것들이 난무해도 세상은 존재하며, 당장의 오늘만 위한 것이라면 정치도 교육도 법도 그리고 돈도 그리고 이웃도 다 소용없는 것일 뿐이다. 내일이 필요하기에 사랑을 말하는 것이고 내일이 필요하기에 노력을 말하는 것일 것이다.
만새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