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죽음, 우리의 죽음, 나라의 죽음.
I want to live
I want to live
난 살고 싶다
난 살고 싶다.
남을 향한 미움 한조각 감히 품지도 못하는,
목숨처럼 아름다운 영혼이었다.
그런 그가,
세계의 TV를 향해 절규했다.
살려 달라고
살려 달라고.
죽고 싶지 않다고.
난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고.
통역 대학원에도 들어가야 하고,
스물 넷 이라크 처녀와 결혼도 해야 하고,
목회자도 되어야 하고,
내가 희망인 우리 부모님 호강도 시켜드려야 한다고,
아직 사랑할 시간이 너무 많다고,
그러니 제발 나를 support 해 달라고
나는 참수 당하기 싫다고,
대통령을 향해, 국민들을 향해, 세계시민을 향해
영혼을 찢어가며 포효했다.
명분 없는 전쟁은 어느새 습관처럼 치고 박고를 멈추지 않고,
낯익은 얼굴은 TV에 나와 전쟁에 힘을 실어주겠노라 한술 더 뜨고 있을 때,
죽음의 그림자가 떠다니는 골방에서 내 형제 선일인 기도하고 있었다.
그래도 아직 나에겐 조국이 있다고,
나를 여기서 빼내줄 든든한 빽, 대한민국이 있노라고,
우리 정부가,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국민들이 합세하면 그깟 일쯤은 아무 일도 아닐 거라고,
내일은 거짓말처럼 여기서 흔연스레 웃으며 나갈 수 있을 거라고,
하루 밤에도 수천번, 수만번을 되뇌이고 되뇌였다.
말로만 듣던 공포의 테러리스트들과 22일 밤낮을 눈 맞추면서
그들의 눈빛 속에서 혹시나 발견할지도 모르는 동정과 형제애의 여지를
덫에 걸린 새끼 사슴의 눈빛이 되어 죽을 힘을 다해 추적했던 노력도,
모두 수포로 돌아가고.........
지옥보다 더한 살인창고의 한 가운데에서,
인간의 심장이라곤 오로지 자신 하나뿐인 그 살인적인 고독 속에서,
죽음보다 더한 죽음........갈갈이 꿈은 피 토하고 아무도 들어주는 이 없는
삶을 향한 마지막 절규가 공허하게 목숨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I don't want to die
I don't want to die.
나는 죽고 싶지 않아요.
나는 죽고 싶지 않아요.
한국에 돌아가면,
찜질방에도 가야 하고,
김치와 짜장면도 배터지게 먹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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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의 힘이 한 생명조차 살리지 못하는 이 곳,
처절하게 부끄러운 이 곳에서,
South Korean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스러져간
국가보다도 소중한 생명 하나,
그 억울한 피의 빚을 어떻게 갚아나가야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