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은 파병이다 [품) ~~~~~
광해군은 조선역사가들에겐 왕이 아닌 군으로 불려왔다. 하지만 현대 역
사가들은 광해군을 국제정세를 꿰뚫어본 탁월한 외교가이며 실리를 추구
하면서 왕으로 평가하고 있다.
광해군은 계비인 인목대비를 유폐시키고 명나라의 추가원조를 거절했다
는 이유로 김자점과 최명길 등이 일으킨 인조반정 때 쫒겨나 제주도에
서 쓸쓸히 생을 마감했다.
광해군 이후 즉위한 인조는 명나라에 의리를 중시하는 신하들의 주장대
로 후금(훗날의 청)과 대항하다 병자호란을 겪고 남한산성에서 치욕적
인 삼배항복을 하게 되었다. 인조의 아들 효종은 훗날 이완 등의 장군
을 등용하며 북벌을 꿰했지만 이루지 못했고 조선은 일본에게 주권
을 뺏았기기 전까지 청나라를 아버지의 나라라 칭하며 살아왔다.
국제관계에서 힘의 원리를 꿰뚫어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국가정책을 주
도했을 경우 어떤 일이 발생하는 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故 김선일씨의 죽음으로 파병반대 여론이 팽배하고 있다. 어떤이는 미국
의 눈치를 보는 굴욕적인 파병으로 명분없는 전쟁에서 피를 흘리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 우리나라는, 노무현은 미국 눈치를 보고 있다. 미국은 틈만나면
주한미군 재배치를 들먹이며 우리나라를 협박했고 결국 노무현은 그들
의 요구대로 이라크 파병을 결정했다.
정말 굴욕적인 일이 아닐수 없다.
그런데...그런데...굴욕적이면 또 어떻다는 말인가? 우리나라의 안보와
경제가 미국 손아귀에서 좌지우지되는 이 현실을 벗어나려면 그 굴욕을
참아내는 인내가 필요하지 않은가?
알다시피 노무현은 취임직후 자주국방을 강조했다. 그렇다! 우리나라는
자주국방을 이뤄야하고 또 궁극적으로 통일도 해야한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안정적인 경제성장이 지속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미국의 입김이 작용하면(주한미군철수+신용등급하락) 우리나
라 경제가 수십년동안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가?
한왕 유방과 한판 승부에서 패한 초왕 항우는 오강으로 도망갔다. 오강
에서 신하 정장은 항우에게 "강동으로 돌아가 재기하라."는 권유를 했지
만 항우는 "8년 전 강동의 8000여 자제와 함께 떠난 내가 지금 혼자 '무
슨 면목으로 강을 건너 강동을 돌아가 부형을 대할 것인가"라며 스스로
자결했다.
훗날 역사가들은 당시 강동지역엔 항우의 처가가 세력을 잡고 있어서 항
우가 이른바 권토중래 했다면 유방과 다시 천하를 다퉜을 것이라고 평가
하고 있다.
한때의 굴욕을 참지 못해 일을 그르친 경우다.
요즘 우리나라엔 현상에 대해서 논하는 사람은 많지만 10년이나 20년까
지 깊이 생각하는 사람은 드물다. 정치권은 그때 그때 현상을 자신들이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하고 이용하려 한다.
자 다시 물어보겠다.
우리 아이들이 자라서 성인이 됐을때 우리나라가 정말 자랑스런 자주국
이 되있게 하려면
어떻해야 하는가? 지금부터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싸워야 할까?
명분없는 전쟁이라고...다른 동맹국들은 모두 철군하고 있다고...왜 우
리가 참전해야 하냐고 하지말자.
기본적으로 우리나라와 미국과의 동맹은
다른나라와는 다르다.
영국과 스페인이 미국과 맺은 동맹은 양국간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경우
고 우리의 동맹은 전적으로 한반도의 안보를 위한 것으로 칼자루는
미국이 쥐고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맹목적인 친미에서 벗어나 자주로 나가는 것은 바람
직한 현상이다.
하지만 자주국가를 이루기 위해선 수십년간의 인내가 필요하다는 것도
역시 명심해야 한다.
명분없는 파병이면 어떤가?
우리나라가, 우리민족이, 우리자손들이 다시는 굴욕적인 저자세 외교를
하지 않아도 될수 있는 날을 만들려면 수십번이고 수백번이고 미국에게
고개를 숙일 수 있지 않은가?
힘없는 아이가 기분을 상하게 했다고 건달과 싸우단 그자리에서 맞아죽
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아이가 건달의 비위를 맞춰가며 살아남으면
10년후엔 건달을 이길정도로 성장할 것이다.
그렇다. 우리는, 우리나라는 살아남아야 한다. 그것도 아주 강하게! 북
한의 핵위협을 뚫고
경제성장도 해야하고, 통일도 해서 한민족의
힘을 세계에 보여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당장은 미국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자.
주한미군이 없다면 한반도엔 안보불안이 확산될수밖에 없고, 한반도의
안보는 경제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분 나쁘고 수치스럽지만 오늘의 수치를
잊지말고 힘을 키우자.
제2의 김선일을 만들기 싫어서 촛불집회를
한다고 우리나라가 강해지는 건 아니다.
국가는 국민을 보호해야할 의무가 있지만
국민의 희생 없이는 국가의 발전도 없다는 점을 명심하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