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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안에 관해(퍼온 글입니다)

서프라이즈 일몽님 글입니다.이분 글 읽는게 두번째인데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고 정리하는 능력이 뛰어나신분입니다.





분류 : 외교 통일 안보 등록 : 일몽(Guest) 조회 : 2,184 점수 : 474 날짜 : 2004년 06월 23일 (20시 29분)









파병 철회 결정 아직 이르다



이라크 국민들의 반응이 열쇠다









* 애꿎은 국민이 죽었다고 모두 감상에만 머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누군가는 차분히 상황을 분석하는 사람도 필요한 법이니까... 제 글이 다소 냉정해 보이더라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









작년 서희, 제마 부대의 파병 문제가 있을 때에도, 가을에 추가 파병 논의가 있을 때에도 저는 계속 파병 불가를 주장했었습니다. 봄에는 노사모 깃발을 파병 반대 데모에 끌어내기 위해 상당히 애를 썼었습니다. 민주당 소장파 의원들에게 “노사모 회원들이라고 무조건 대통령의 결정에 승복을 바라는 것이 아니니, 파병 반대 운동을 소신을 가지고 해 주기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면 파병 반대 데모에 노사모 깃발이 나가는 것이 필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가을의 2차 파병 논의 때는 “제발 파병 문제에 국익 이야기 좀 하지 마라”라는 주장을 했습니다. 파병은 국내 테러로 이어질 것이고 국내 테러는 파병으로 이라크에서 얻어질 작은 이익보다 수십 배의 손해를 주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었지요.









그러나 이번 납치 사건에는 계속 침묵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도저히 판단이 안서더군요. 파병 철회가 옳은지 그른지가 제게는 쉽지 않은 문제였습니다. 며칠을 생각하다가 내린 결론이 “판단이 안서는 것이 당연하다”였습니다. 왜냐하면 파병 강행이 옳은지, 파병 철회가 옳은지는 이라크 민중에게 있어 한국군이란 어떤 존재인가에 대한 결론이 먼저 내려져야 판단이 가능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 판단의 주체가 우리가 아니라 이라크 민중이라는 것이죠. 일단 결론을 먼저 내놓았습니다만… 일단 짚어봐야 할 것들을 먼저 짚어보고 다시 이야기를 이어갑시다.









기본 전제 1 - 파병 철회를 하기에는 조건이 나빠졌다









무고한 자국민이 죽는 상황이 벌어졌으므로 이제는 무조건 철군을 하고, 추가 파병을 철회하여야 한다라는 주장이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주장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인질 사건에 있어 쉽게 인질범과 타협을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동일한 범죄가 되풀이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즉 자국민 한 명의 살해로 국가의 정책이 바뀔 수 있는 나라라는 인식을 주는 것은 분명히 한국인에 대한 테러를 쉽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많은 해외 건설 현장에 우리 근로자가 나가 있습니다. 또 상사 주재원들도 많이 나가 있습니다. 그들이 모두 치안이 안정된 나라에서만 근무하는 것이 아닙니다. 반군들이 활동하는 나라, 언제 내전이 터질지 모르는 나라에 많은 우리 국민들이 나가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한 명만 인질로 잡고 협상을 벌이면 벌벌 떠는 나라라는 인식을 주는 것은 그 많은 해외 인력들을 바로 무방비의 위협에 노출시키는 일입니다. 김선일씨의 죽음은 물론 가슴 아픈 일입니다. 하지만 세계의 여러 위험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우리 국민들의 생명 역시 그 만큼 소중합니다.









작년 가을 파병이 결정될 때는 테러 위협에 대한 논란이 그리 크지 않았습니다. 파병이 테러를 부를 수 있다는 제 글과 비슷한 주장들도 별로 보이지 않았고, 제 글 역시 별로 주목 받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로서 오늘 우리는 김선일씨라는 소중한 생명 하나를 잃었습니다. 지금 테러범에 대한 굴복의 위험을 말하는 것은 그리 큰 공감을 얻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그 결과는 언젠가 세계 각지에서 한국인을 노린 테러가 빈발하게 되었을 때가 되어서 "그 때 이라크 무장 단체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어야 했다"라고 때늦은 후회로 나타나게 되겠지요.









결론입니다. “자국민이 죽는 지경까지 왔으니 당연히 철군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 철군의 명분은 더욱 확실해 졌다”라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고 봅니다. “때가 늦었지만, 이제는 철군하기에 시기가 안 좋아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라도 철군해야 하는 것이 옳은가? 아니면 테러에 대한 반응으로서의 철군이라는 인식을 주지 않도록 냉각기를 거친 다음에야 철군이 가능한 것인가?” 논의는 이 두 가지 관점 사이에서 시작하여야 한다고 봅니다.









기본 전제 2 - 북한 카드의 효력은 줄어들었다









납치 사건 자체는 파병 철회를 위해서는 악화된 조건에 해당되지만, 전체적인 상황은 좋아진 부분도 있습니다. 가장 큰 것은 미국이 북한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여지가 줄었다는 것입니다.









일단 전제해야 할 것이 북한에 대한 미국의 군사 행동 가능성은 상존하는 위협이라는 점입니다. 미국의 장기적인 외교 목표가 중국에 대한 견제에 있는 만큼 북한 정권을 무너뜨리고 미국의 괴뢰 정권을 세우고자 하는 유혹은 상존하는 것입니다. 다만 미국 정권의 성격에 따라 그 위험이 높아지고, 낮아지는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결국 미국에 민주당 정권이 들어선다고 해서 북한에 대한 군사 행동의 가능성이 확실히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번의 케리 정권은 상당히 상황이 다릅니다. 케리가 부시를 공격하는 가장 큰 무기가 이라크에서의 실패입니다. 이를 물고 늘어져서 대선에서 이길 경우, 내심과는 무관하게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동맹국 의견 중시, 반전 등을 내걸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북한에 대한 군사 행동 가능성은 명백히 줄어든다는 것이지요. 즉 우리가 추가 파병을 철회하고, 기존의 제마, 서희 부대의 철군을 할지라도 이것이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뚜렷이 줄어든 상황입니다.









기본 전제 3 - 이라크 전은 베트남戰과는 성격이 다르다









미국을 주체로 보자면 베트남전과 이라크 전은 완전히 성격이 같습니다. 제국주의 논리에 의한 명분 없는 침략 전쟁이지요. 하지만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성격이 다릅니다. 베트남전의 경우 우리는 전투병으로 참전을 했습니다. 기타 의료, 공병 부대는 전투병 참전의 부정적인 인상을 완화시키기 위한 보조적인 역할이었을 뿐이지요. 하지만 이번 참전은 철저하게 의료, 공병 부대 중심입니다. 즉 현재까지의 한국군이 한 활동이나, 추가 파병 부대가 할 활동은 이라크 민중들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이지 반(反)이라크적인 활동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또 한 가지 차이는 베트남전의 경우 베트남전 참전으로 얻어지는 물질적 이득이 국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었습니다. 즉 베트남에서 피의 대가로 얻어지는 달러가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에 큰 공헌을 했다는 것이죠. 하지만 지금의 우리 경제 규모로 보았을 때, 이라크 참전에서 경제적 이득을 얻는 것이 국가 전체의 경제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베트남전의 경우 최대한 미국의 요구를 들어주며 금전적 이득을 취하려 했지만, 이라크 전에서는 미국의 요구에 최대한 버티며 개입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 정부가 미국의 학살의 종범인 것처럼 몰아붙이는 것은 당리당략을 위해 상당 부분이 과장된 주장이지요.









하지만 차이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베트남전과 이라크 전에서 우리 역할의 가장 큰 공통점은 미국의 제국주의적 침략을 ‘다국적군에 의해 정의를 목적으로 하는 정당한 행위’로 치장하는 일에 우리의 참전이 장식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즉 명분이라는 면에서는 베트남전과 이라크 전이 전혀 차이가 없다는 것이지요.









결론적으로 베트남전의 참전은 실질적으로도 반(反)베트남 민중적인 행위였고, 명분으로도 반(反)베트남적이었습니다. 실질적인 전투가 이뤄졌고, 양민 학살도 있었으니까요. 이라크 전은 실질적으로는 친 이라크 민중적인 행동이지만, 미국의 반(反)인륜적 행위를 정당화 시키는 측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명분상으로는 반 이라크 적인 행동입니다. 이 두 가지의 가치 판단의 충돌이 파병 강행과 파병 철회의 입장 차이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기본 전제 4 - 파병 철회는 외교력의 심각한 손실을 불러온다









한 번 합의가 된 파병을 철회하는 것은 이후의 국제 협상에서 우리 정부의 입지를 뚜렷하게 줄이는 결과가 됩니다. 일단 대미 외교에서는 상당한 곤란을 겪게 될 것입니다. 부시가 재선될 경우는 무조건 치명적입니다만… 별로 가능성이 높지 않으니 젖혀두고라도, 케리가 된다 하더라도 역시 어려운 것은 사실입니다. 케리는 부시에 대한 공격에 유리하니까 반 이라크전이라는 위치를 고수하고 있는 것이지, 민주당 정부라고 제국주의적 정책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 정부와 한 번 약속한 것을 멋대로 파기하는 정부에 대한 반감은 역시 품게 되겠지요. 또 이라크 철군을 모든 동맹국이 등을 돌려 마지못해 하는 모습이 아니라, 케리의 결정으로 한 것으로 모양새를 만들고 싶은 생각도 있겠지요. 케리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는 결단력 부족이라는 이미지를 개선할 좋은 호재니까요.









또 미국 이외에도 심지어는 지금 미국의 독주를 불쾌하게 생각하는 유럽 나라들도 역시 우리 정부를 만만하게 보고, 연성 정부로 보게 될 것은 사실입니다. 즉 여러 협상 등에서 협상의 이행에 대한 의구심을 들어내며 좀 더 까다로운 조건들을 달게 되겠지요. 우리나라처럼 자원이 부족하여 대외의존도가 높을 수 밖에 없는 나라에서 외교 역량이 감소하고, 불신을 받게 된다는 것은 국익의 상당한 손실을 초래하는 일입니다. 애당초 파병 거부와 파병 결정 후의 번복은 전혀 상황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국제 사회에서의 신뢰의 상실이라는 뼈저린 대가를 치러야 된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 부분은… 전혀 만회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니 결론 부분에서 좀 더 이야기하도록 하지요.



















결론 1 - 이라크 국민들의 반응이 열쇠다









파병 결정 前에는 확실히 파병의 이득보다는 파병의 손실이 훨씬 더 큰 상태였습니다. 다만 문제는 파병 거부가 바로 북한에 대한 군사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문제였지만, 저는 이라크 상황이 미국에 불리해지는 속도가 일반적인 예상보다는 훨씬 빠를 것으로 보았기에, 미국이 북한에 대한 군사 행동을 감행할 기회를 잡기 어려울 것으로 보았습니다. (이 부분도 좀 설명이 필요한데,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미국은 후세인 체포가 전쟁을 종결로 이끌 것이라고 보았죠. 저는 후세인 체포 이후가 오히려 본격적인 전쟁이 될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결국 미국은 후세인 체포 이후의 프로그램이 없었기에,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따라서 파병 반대 주장을 하기에 전혀 거리낄 것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결정된 것을 번복하는 것에 대한 외교력의 상실, 테러 단체에 대한 굴복이라는 인상을 주어 재외 국민의 위험성 증가 등의 치러야 할 비용이 훨씬 늘어난 상황입니다. 다만 북한에 대한 군사 위협 가능성이 훨씬 줄었다는 면에서는 철군의 부담이 좀 줄은 것은 사실입니다만… 저는 원래 미국이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은 기회를 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았으니, 제 입장에서는 일방적으로 부담이 늘어난 것으로 판단이 됩니다. 결론적으로 이제는 이라크 파병을 강행할 수 있으면 하는 편이 좋다고 봅니다. 여기서 '할 수 있다면'이라는 표현을 쓴 부분이 문제인데 즉 파병시 가능한 손실에 대한 판단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가장 중요한 손실은 미국의 부도덕한 전쟁에 들러리를 섰다는 역사 기록을 남기는 것 (이는 단순한 자존심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나라에 대한 그런 인상들이 결국 실질적인 국익이나, 한국민의 대외 접촉에 영향을 끼치니까요 )과 우리 국민에 대한 테러 위협의 증가겠지요. 여기서 주목할 것은 파병 철회로 인한 손실은 그냥 당할 수밖에 없는 고정된 손실의 성격이 강하지만, 파병 강행으로 인한 손실은 그 폭이 상당히 유동적인 손실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손실의 폭을 좌우하는 열쇠는 이라크 민중들이 한국군을 어떻게 인식하는가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한국군을 미군과 똑같은 점령군으로 인식한다면 파병은 무조건 철회되어야 합니다. 작년 가을부터 주장했듯이 국내에 대규모 테러라도 한 번 일어난다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으로 빠져들 테니까요. 또 부도덕한 전쟁의 들러리라는 문제 역시 마찬가지겠지요. 가장 중요한 것은 아랍권의 인식이니까요. 그러나 이라크 국민들이 한국군과 미군을 구분해서 받아들여준다면 우리가 파병 철회로 인한 손실을 감수하며 굳이 파병을 철회할 필요는 없어집니다.









일단 테러 위협은 상당히 감소됩니다. 물론 이라크에서의 테러 자체는 어쩔 수 없습니다. 워낙 많은 단체들이 자신들의 영향력을 높이기 위해 활동하고 있는 상황에서 돌발 행동의 가능성은 늘 있으니까요. 하지만 국외 테러를 감행할 정도의 규모가 있는 단체는 국민 전체의 여론에 민감합니다. 이라크 국민 사이에서 한국에 대한 테러가 별 호응이 없다고 판단되면 위험과 비용을 감수하며 테러를 하지는 않습니다. 즉 이라크에서의 민간인 철수와 중동 지역 일부에 대한 주의 강화 정도로 테러 위협은 감당이 된다는 것입니다. 물론 파병 철회보다는 약간 테러 위협이 높아지겠지만, 납치에 쉽게 굴복하는 나라라는 인상을 주어서 세계의 여러 반군들에게 봉으로 비춰지는 것보다는 이쪽이 훨씬 안전하다는 결론입니다.









이제 결론입니다. 지금 단계에서의 제 결론은 좀 더 지켜보자는 것입니다. 이 번 김선일씨의 죽음에 대해 아랍권이나 이라크에서의 반응들이 나올 것입니다. 즉 김선일씨의 죽음에 대해 이라크의 영향력있는 종교 지도자들이 하는 발언의 내용이나, 알자지라 등에 일반 이라크 국민들의 반응들을 보아 한국군의 경우 재건 지원부대이며 점령군으로 온 미군과는 다르다는 반응이 더 강하다면 저는 파병의 강행이 옳다고 봅니다. 물론 이런 반응을 유도하려면 우리 정부의 외교적 노력이나 홍보 활동 등이 필요하겠지요. 즉 그런 홍보 활동으로 우리 정부가 이라크 민중에 대한 설득에 성공하는지 실패하는지를 지켜보자는 것입니다.









실질적으로 우리가 이라크 국민에 대한 적대 행위를 한 것이 없다는 점, 서희, 제마 부대 주둔지에서의 반응이 호의적이었다는 점, 피랍 중에 이라크 종교지도자들이 석방을 위해 노력해 준 점등도 고려하면 긍정적 결론을 내릴 여지가 아직 남아있으니까요. 아직은 성급히 결정을 할 단계는 아니라고 봅니다. 이라크 민중과 선의적 관계를 유지할 수 있고, 재건에 실질적 도움을 주어 중동 지역에 친근한 우방을 둘 수 있게 된다면 이는 국가 차원에서도 크게 환영할 일이며 인류의 평화 복지 향상이라는 대의에도 맞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판단의 기준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요. 이라크 민중에게서 인정받는 종교지도자가 이 번 살해에 대해 명백히 부당하다는 입장을 발표를 하는 것이 한 기준이 될 것입니다. 또 아르빌 주 정부가 파병을 계획대로 시행해 주기를 강력히 요청한다면 이 역시 고려 사항이 되겠지요.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랍권 방송에서 나올 이라크 국민들의 반응이 담긴 인터뷰 내용들이 될 것입니다.









이 번 김선일씨의 살해로 이라크 민중들의 한국군에 대한 인식이 어떤가가 이미 드러났다는 주장도 있을 것입니다만, 저는 그 주장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이번 납치 살해 사건을 빚은 단체는 이라크에 무수히 많은 테러 단체들 중의 하나이며, 잘 알려지지도 않은 군소 단체일 뿐입니다. 이들의 행동이 이라크 국민들의 다수 정서를 대변한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따릅니다.









결론 2 - 철군을 한다면 국회가 주도해야 한다









만일 이라크의 반응을 보아 김선일씨 살해에 대한 반응이 지난번의 미국인 참수 때와 비슷한 정도로 나온 다면, 그 때는 모든 피해를 감수하고라도 미련 없이 철군을 해야 합니다. 우리가 아무리 선의로 대한다고 하더라도 이라크 국민들이 이를 선의로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이를 존중해야 하니까요. 또 이는 우리의 선의의 노력이나, 재건에의 실질적 도움보다, 미국의 비인도적 행각을 은폐하기 위한 장식으로 작동하는 부정적 효과가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다만 이 경우에도 위에서 제가 언급한 이미 결정된 파병에 대한 철회라는 측면을 최대한 고려하여 부작용을 줄이는 쪽으로 신경을 썼으면 합니다.









우선 행정부 주도의 철회는 부담이 따릅니다. 외교력 훼손의 부작용이 훨씬 더 커진다는 것이지요. 어느 나라나 의회의 경우 국민 여론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하니까, 국회 주도의 번복이 되면 외교력 손실을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또 파병 결정시와 현재 정부는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국회는 대폭 물갈이가 되었으니 번복을 하기에 상대적으로 유리하고 명분이 서는 일이지요.









두 번째로 테러에 대한 굴복이라는 인상을 주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즉 이번 납치 살해의 여파가 어느 정도 가실 때까지는 철군을 발표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대선을 앞두고 조심을 한다고 해도, 미군은 앞으로도 숱하게 이라크에서 실수를 저지를 것입니다. 지난번의 포로 학대와 같은 큰 규모의 사건이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그 정도는 기대하기 힘들더라도 미국의 잘못으로 인한 여론의 급격히 악화되는 일이 몇 번은 더 있을 것입니다. 그 중의 하나의 기회를 택해서 파병 철회와 철군을 발표하는 쪽이 테러 위협에 대한 굴복이라는 인상을 최소화하는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 일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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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 글 잘 쓰시네요. 그래도 전 파병 반대 입장이지만, 이 분처럼 글을 논리적으로 질서정연하게 쓰시는 분의 주장은 존중하고 수용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현정부 관계자덜과 구캐의원이란 작자덜은 이 분만큼 똑똑하지 못하단 말이지오. 제발 정치인덜이 이 분만큼의 생각을 가져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