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만에 고국 찾은 입양인 "어머니와 나라 모두 잃지 않게…"

곽상은 기자 2bwithu@sbs.co.kr

작성 2014.09.05 20:02 수정 2014.09.06 11:16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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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60년간 해외로 입양된 아동은 16만 5천 명이 넘습니다. 한때 '수잔 브링크의 아리랑'이라는 영화가  이들에 대한 관심을 불러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잊혀져버리는 게 바로 해외 입양아 문제입니다.

30년 만에 고국을 찾은 해외 입양 한국인들을 곽상은 기자가 동행했습니다.

<기자>

[한나(양민정) 씨 개인후원금 모금 동영상 : 나는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30년 전 스웨덴으로 입양된 한나, 한국 이름 양민정 씨가 개인 후원금을 모금하기 위해 인터넷 사이트에 올린 동영상입니다.

양 씨는 인터넷 덕분에 1천900달러를 모아 한국에 올 수 있었습니다.

양 씨를 포함한 해외 입양인 20명이 한 단체가 주최한 모국방문 여행을 통해 서울을 찾았습니다.

한국어를 배우고 전통음식도 만들어 보고, 국악을 체험하는 시간 모두 이들에게는 모두 잊을 수 없는 경험입니다.

[로지타(김숙현, 1967년생/미국 입양) : 배가 너무 고픈 순간에 최고의 음식을 먹은 것처럼 뭔가가 해소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들은 유전자 검사와 함께 자신이 버려진 곳과 입양기관을 찾아다니면서 친부모와의 연결고리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친어머니를 다시 만난 건 2명에 불과합니다.

그 중 1명은 노르웨이에서 온 엘런입니다.

[엘런(안유정, 1985년생/노르웨이 입양) : 한바탕 울고 나서 엄마는 나를 보고 "이렇게 예쁘게 자랐는데 왜 아직 결혼을 안 했니?"라고 물었어요.]

아버지가 미군이었던 아만다는 정신질환을 앓던 어머니와 격리된 뒤 이제 다섯 아이의 엄마가 돼 30년 만에 어머니를 만났습니다.

[아만다(안헨리, 1978년생/미국 입양) : 엄마는 나를 키울 수 있게 해달라고 사람들에게 애원했어요. 그 기억 때문에 힘든 시기를 이겨낼 수 있었어요.]

미셸은 편지까지 주고받았던 친모가 연락처도 남기지 않은 채 이사를 가버려 크게 상심했습니다.

[미셸(이지영, 1982년생, 미국 입양) : 엄마는 편지에서 날 꼭 보고 싶다고 했었어요. 그런데 만날 수 없다니 두 번 버려진 기분입니다.]

30년 만의 고국 여행은 내일(6일) 끝납니다.

이들은 자신들처럼 해외 입양으로 어머니와 나라를 모두 잃는 아이가 나오지 않도록 미혼모에 대한 관심을 늘려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아만다 : 우리는 모두 한때 한국 국민이었어요. 우리는 국적을 버리지 않았는데 빼앗겨 버린 거예요.]

(영상편집 : 이승희, VJ : 신소영·김형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