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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에 헌신 안 합니다" 따돌림당한 MZ 신입사원의 속마음 [스프]

[갑갑한 오피스] (글 : 이진아 노무사)

회사원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 업무 스트레스도 만만찮은데 '갑질'까지 당한다면 얼마나 갑갑할까요?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와 함께 여러분에게 진짜 도움이 될 만한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해드립니다.
 

직장 내 괴롭힘 예방 교육을 진행하다 보면, 기존 세대들이 요즘 세대들과 일하기 힘들다는 고민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그들의 고민에 공감이 가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젊은 세대들의 입장에서 생각해주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서로가 상대방의 입장에서 바라보지 않으면 간극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직장이라는 공간은 다양한 세대가 함께 어우러져야 하는 곳이며, 각자의 입장에서 불합리함을 경험하는 순간도 다를 수 있다.

기본적으로 젊은 세대와 기존 직원들이 일과 직장을 바라보는 태도에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기존 세대들에게 직장은 '평생직장'이었고, 조직을 위해 헌신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하지만 젊은 세대들에게는 평생 나를 책임져줄 직장이라는 개념이 희미해지고 있다. 따라서 조직이 성장할 수 있도록 자신을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커리어와 성장, 그리고 워라밸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 즉 젊은 세대들에게는 월급, 복지, 경험치 등 보상과 성취가 더 중요한 문제로 다가온다. 조직이 성장하면 언젠가 그 보상이 돌아올 것이라 믿었던 기성세대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부분이다.

예를 들어, 한 중견기업에서 신입사원 A는 조직에 헌신하기보다 자신의 커리어 개발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상사들은 A가 회사에 대한 애정 없이 자신의 성장만을 중요하게 여긴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하지만 A의 입장에서는 회사가 평생직장을 보장해 주지 않는 시대에, 자신의 성장과 커리어 관리를 직접 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것이 A에 대한 따돌림과 업무 배제 등의 직장 내 괴롭힘 문제 발단이 되었다.

피드백 문화 역시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직원들이 알아서 잘해야 하는 분위기였다면, 이제는 젊은 세대들이 명확하고 구체적인 피드백을 받고 이를 통해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피드백 과정에서 인격적인 모욕이나 감정적인 압박을 감수하려 들지 않는다. 이는 단순한 태도의 차이가 아니라, 시대가 바뀌면서 생긴 자연스러운 변화다. 피드백이란 성장의 과정이 되어야지, 누군가를 깎아내리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피드백을 하는 사람 역시, 전달하는 방식에 있어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 과거처럼 막연한 지적이 아니라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향성을 제시할 때, 젊은 세대들은 피드백을 성장을 위한 도구라고 받아들일 것이다.

한 기업에서는 상사가 신입사원에게 "이 일을 더 잘해야 한다"는 피드백을 주었지만,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신입사원은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 정확히 몰랐고, 결국 같은 실수를 반복했다. 이후 조직 내 피드백 시스템이 개편되면서, 피드백을 줄 때는 반드시 구체적인 예시와 함께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원칙이 도입되었다. 이러한 변화 이후 젊은 세대들의 업무 적응 속도가 빨라지고, 기존 직원들도 피드백 과정에서의 갈등이 줄어들었다.

직장 내 인간관계를 바라보는 태도도 달라졌다. 기존 세대들은 조직에서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단순한 직장 내 관계를 넘어 끈끈한 인간관계를 형성했다. 그러나 젊은 세대들에게 직장은 현재 낯설고 어색한 공간이며, 언젠가 더 좋은 기회가 온다면 떠나야 할 곳이다. 따라서 이곳에서 평생 지속될 인간관계를 만들겠다는 기대는 크지 않다. 이런 차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요즘 애들은 정이 없다"는 오해가 생길 수밖에 없다.

한 제조업체에서는 기존 직원들이 젊은 세대들이 조직 내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려 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가졌다. 반면 젊은 세대들은 회사를 "업무를 하는 곳이지 사적인 친목을 다지는 곳이 아니다"라고 생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조직에서는 업무 외의 활동을 강요하기보다, 직원들이 좋아하는 활동을 팀 단위로 묶어 자연스럽게 관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네트워킹 시간을 도입했다. 그 결과, 강요된 회식이나 행사에 대한 부담 없이 직원 간의 유대감이 자연스럽게 높아질 수 있었다.

젊은 세대들에게 직장은 이제 '한 번 정하면 오래 머무는 곳'이 아니다. 그들에게 직장은 자신의 커리어를 쌓고, 성장할 기회를 얻으며, 더 나은 환경으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 중 하나일 뿐이다. 직장에서의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다. 동료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지만, 굳이 깊이 얽히려 하지 않는다. 이는 직장에 대한 책임감 부족이 아니라, 불안정한 고용 환경으로 변한 현실에서 드러난 삶의 방식이지 않을까 싶다. 그렇기에 조직에서 단순히 충성도를 강요하기보다는, 젊은 세대들이 이 공간에서 어떤 가치를 얻을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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