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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산불' 3월 말, 기록적으로 덥고 건조하고 바람 거셌다

'최악 산불' 3월 말, 기록적으로 덥고 건조하고 바람 거셌다
▲ 1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석리 한 마을에서 마을 주민들이 산불에 쑥대밭이 된 주택과 교회 건물 등을 살펴보고 있다.

최악의 산불 사태가 발생한 지난달 말 이례적으로 기온이 높고 건조했으며 바람이 강했다는 사실이 수치로 확인됐습니다.

오늘(2일) 기상청에 발표한 '2025년 3월 기후 특성'을 보면 지난달 하순 전국 평균기온은 10.9도였습니다.

이는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돼 각종 기상기록 기준이 되는 1973년 이후 3월 하순 평균기온 중 3번째로 높습니다.

제주를 제외한 전국 62개 관측지점 가운데 37곳에서 지난달 하순 3월 일최고기온 기록이 바뀌었습니다.

지난달 하순 상대습도는 평년(1991∼2020년 평균) 3월 하순 상대습도(59%)보다 6%포인트 낮은 53%로 1973년 이래 7번째로 낮았습니다.

경북 의성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한 지난달 21∼26일로 범위를 좁혀서 살펴보면 이 기간 전국 평균기온은 14.2도로 평년보다 7.1도나 높았으며 1973년 이후 같은 기간 평균기온 중 1위였습니다.

상대습도의 경우 52%로 평년치보다 7%포인트 낮았습니다.

지난달 하순에 접어들기 직전인 16∼19일엔 꽃샘추위가 발생했습니다.

이 추위는 그린란드 쪽에 공기의 흐름을 막는 '블로킹' 현상이 발생함에 따라 우리나라 서쪽 대기 상층 공기의 흐름이 정체하면서 바이칼호 쪽에 기압능이 형성돼 북극 찬 공기가 우리나라로 쏟아져 들어와 나타났습니다.

19일 이후 그린란드 쪽 블로킹 현상이 완화되면서 바이칼호 쪽 기압능이 동진해 추위가 물러나고 한국뿐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의 기온이 크게 올랐습니다.

특히 우리나라 대기 상층으로 바이칼호에서 출발한 기압능이 지날 때 하층에 '남고북저'(南高北低) 기압계가 만들어지며 중국 내륙의 고온건조한 공기가 서풍에 실려 우리나라로 유입됐습니다.

낮 동안 강하게 내리쬔 햇볕은 기온이 기록적으로 상승하도록 부추겼습니다.

대류 활동이 활발한 열대 서태평양에서 상승한 공기가 우리나라 남쪽에 가라앉으면서 강하게 발달한 고기압이 느리게 동진해 남고북저 기압계가 더 강화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지난달 23∼25일에는 남쪽 고기압과 북쪽 저기압이 예년보다 특히 강하게 발달했고 평년보다 초속 5m 빠른 서풍이 한반도로 불었습니다.

25일 오후부터 밤까지에는 중부지방에 저기압이 지나면서 '기압경도력'(기압 차로 공기가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 극대화돼 바람이 매우 거세게 불었습니다.

저기압 후면에서 분 찬 북서풍은 25일 낮 동안 뜨거워진 지상의 공기와 충돌하며 돌풍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이에 안동(하회·일최대 순간풍속 27.6㎧), 의성(옥산 21.9㎧·단북 20.4㎧) 등에서 1997년 이후 3월 중 일최대 순간풍속 최고치를 다시 썼습니다.

영덕( 25.4㎧)에선 3월 하순 일최대 순간풍속이 기록됐습니다.

기상청은 "보통 기압계에 큰 변화가 없을 땐 지면이 가열되며 대기 중 공기가 섞이는 낮에 바람이 강하고 밤에는 잦아들지만, 25일에는 중부지방 쪽에 저기압이 통과하면서 밤에도 바람이 거셌고 이에 산불이 더 빠르게 확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의성 산불은 한때 국내에서 발생한 산불 중 가장 빠른 시속 8.2㎞의 속도로 동쪽으로 확산했습니다.

최근 10년과 과거 10년 3월 평균기온과 상대습도 차이

지난달이 고온건조했던 이유로 기후변화를 빼놓을 순 없습니다.

최근 10년(2015∼2024년)과 과거 10년(1973∼1982년) 3월 평균기온과 상대습도를 비교하면 기온은 1.8도 오르고 상대습도는 3∼10%포인트 감소했습니다.

지난달 기온 추이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은 평년 3월 평균기온(6.1도)보다 1.5도 높은 7.6도로, 3월 평균기온으로는 1973년 이후 7번째로 높았습니다.

우리나라 주변 해역 해수면 온도는 최근 10년 평균보다 0.8도, 최근 10년 중 3번째로 낮은 10.0도였습니다.

3월 전국 강수량은 48.3㎜로, 평년(56.5㎜)의 89.3% 수준이었습니다.

하순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비가 적게 왔지만 2∼5일 강원 영동과 15∼18일 중부지방·호남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려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지난달 눈이 내린 날은 4.4일(목측 13개 지점 평균)로, 평년(2.3일)보다 많았습니다.

내린 눈의 양도 6.8㎝로, 평년(3.8㎝)보다 많았습니다.

(사진=기상청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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