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추석이 코앞인데 한여름 같은 더위가 물러나질 않고 있습니다. 오늘(10일)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가 내려졌고 역대 가장 늦은 열대야가 찾아온 서울에서는 오늘 밤에도 더위가 식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왜 이렇게 더운지, 대체 가을은 언제 오는 건지 김민준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강하게 내리쬐는 햇볕.
우산과 양산으로 막아보고 연신 부채질도 해보지만, 더위 식히기엔 역부족입니다.
서울의 오늘 낮 최고기온은 33.9도.
내일은 35도까지 오르며 더 더울 걸로 보입니다.
[김석호·안명현/서울 마포구 : 9월이라서 좀 시원할 줄 알았는데 한여름같이 너무나도 더워요. 밤에도 좀 많이 더워서 아직까지도 아이들하고 에어컨 틀고 자고 있어요.]
오늘 낮 4시를 기해서 서울엔 폭염경보가 발령됐습니다.
2008년 폭염특보제 도입 이후 서울의 '9월 폭염경보'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강원 해안 지역과 산지 일부, 한라산 등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도 폭염특보가 내려졌습니다.
9월 들어 서울의 일 평균 기온은 26.5도나 됐고, 전국적으론 25.5도였습니다.
기상청 정의에 따르면, '가을'은 일 평균 기온이 20도 밑으로 유지되는 첫날부터인데, 지난해엔 9월 30일부터 시작됐지만, 올해는 그보다 더 늦어질 전망입니다.
무더위가 안 물러나는 이유는 고기압과 남동풍 때문입니다.
한반도 주변 대기 중상층에는 따뜻한 고기압이 버티고 있고, 하층에서는 고온다습한 남동풍이 불어와 열기가 좀처럼 못 빠져나가는 겁니다.
[송수환/기상청 예보분석관 : 동해안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11일 수요일까지 따뜻한 남동풍이 지속적으로 유입되면서 폭염특보는 확대, 강화되겠습니다.]
서울에는 어젯밤 닷새 만에 열대야도 다시 찾아왔습니다.
대전과 청주, 부산 등에서도 열대야가 관측됐습니다.
그동안 서울에서 가장 늦게 나타난 열대야 기록은 1935년의 9월 8일이었습니다.
이번 9월 9일 열대야는 89년 만에 기록을 깬 것입니다.
서울엔 오늘 밤에도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전국적으로는 비 소식도 있습니다.
오늘부터 내일까지 수도권, 충남권에 20~60mm, 제주에 30~80mm, 제주 산지에 120mm 이상의 비가 오겠고, 전국 곳곳에서는 소나기도 내리겠습니다.
(영상취재 : 강시우, 영상편집 : 조무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