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마약을 국내로 몰래 들여와서 유통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마약 조직에 충성을 맹세하겠다는 영상을 찍고, 또 자기 가족의 개인정보까지 넘긴 뒤에 범행에 가담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김태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신분증을 들고 카메라 앞에 선 사람들.
[마약 조직 지원자 : 오늘부터 ○○○님의 지게(마약 운반책)으로 일하게 된 ○○○입니다.]
[마약 조직 지원자 : 만약 물건을 가지고 도망가거나 문제가 생길시 제 집에 마약 배달이 오는 것에 동의하며….]
마약 조직에 들어가려는 이들이 직접 촬영한 이른바 '충성 맹세' 영상입니다.
영상과 함께 가족관계증명서와 주민등록등본 등 본인과 가족의 신상 자료도 해외에 있는 총책에게 전송됐습니다.
이런 식으로 마약 조직에 고용된 이들 대부분은 20대 사회초년생들이었습니다.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SNS 광고를 보고 스스로 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10개월간 태국이나 베트남에서 마약을 받아 속옷이나 생리대에 숨겨 국내로 들여왔습니다.
밀수가 한 번 성공할 때마다 300여만 원을 보수로 받았습니다.
경찰은 이들 마약 밀수책과 국내 판매책, 투약자 등 모두 86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34명을 구속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밀반입된 마약은 CCTV가 없거나 인적이 드문 곳에 숨겨두고, 구매자들에게 장소를 알려주는 '던지기 수법'으로 유통됐습니다.
한강공원에 있는 한 화단입니다.
실제로 이들이 이른바 던지기를 한 곳인데요.
주위 CCTV에서 멀리 떨어진 사각지대라 범행 장소로 쓰였습니다.
한 밀수책은 도심 모텔에서 필로폰 순도를 높이는 정제 작업을 벌이다가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일당으로부터 필로폰 1.9kg, 대마 2.3kg 등 시가 9억 원 상당의 마약을 압수했습니다.
경찰은 해외에 있는 마약 총책과 아직 검거되지 않은 국내 중간 판매책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신세은, VJ : 노재민, 화면제공 : 경기남부경찰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