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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 전날까지 배달했어요"…간절한 자영업자 육아 지원

<앵커>

우리나라 저출생 문제의 해법을 고민해 보는 연중기획, 오늘(16일)은 아예 육아휴직 권리조차 인정되지 않는 사람들 이야기 살펴보겠습니다.

자영업자나 프리랜서처럼 제도적으로 아예 육아휴직 영역 밖에 있는 이들에게는 어떤 지원이 필요할지 이현정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우리나라 취업자 5명 중 1명은 자영업자입니다.

그 자영업자 4명 중 3명은 나 홀로 사장일 만큼 영세합니다.

아이를 키우기 위해 일을 쉰다는 건 이들에게는 녹록지 않은 일입니다.

편의점을 운영하며 8개월 쌍둥이를 키우는 홍원기 씨도 마찬가지입니다.

육아 도우미 비용 부담이 커 출근 시간을 늦췄더니, 그만큼 아르바이트생 인건비가 늘었습니다.

[홍원기/편의점주 (쌍둥이 아빠) : 조삼모사인 것 같아요. 와이프랑도 맨날 얘기해요. 그냥 사업을 안 하고 직장을 다녔으면 이럴 때는 좋았겠다, 육아휴직은 되니까.]

소규모 자영업자에게 일과 육아의 양립은 꿈도 꾸기 어렵다는 게 홍 씨가 내린 결론입니다.

[홍원기/편의점주 (쌍둥이 아빠) : 장사가 안 되거나 그래 버리면 결혼도 포기하고 육아는, 출산은 아예 생각도 못하는 거거든요. (유급육아휴직을 받는다고 하면 그 돈을 어떻게 쓰실 생각이세요?) 시간을 사야 하는 것 같아요.]

김소향 씨는 첫째를 낳은 뒤 카페 문을 열었습니다.

경력단절로 인해 자영업을 시작했는데, 둘째·셋째를 낳는 과정은 직장 생활을 하던 첫째 때보다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험난했습니다.

[김소향/카페 사장 (삼남매 엄마) : 낳기 전날까지 사실 배달 다녔고, 낳고 거의 일주일 만에 복직한 것 같아요. 임대료나 이런 것들은 계속 소진이 되는 건데 정말 문을 닫을 수도 없고.]

김 씨는 자영업자의 출산과 육아를 위한 맞춤형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김소향/카페 사장 (삼남매 엄마) : (소상공인 지원사업을 할 때) 출산하거나 하는, 이런 여성들한테 가점제 이런 것들도 같이 이루어지고 (하면 좋겠습니다.) 매출로만 증빙을 한다거나 (출산 전후 여성이) 더 후순위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거예요.]

전문가들은 자영업 특성에 맞는 맞춤형 제도 이외에도 어느 직종이든 출생 후 1년은 부모가 아이를 직접 돌볼 수 있도록 다양한 선택지를 만드는 게 근본적인 해법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양재진/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 양육비 더 들어가는 거에 대해서는 최대한 사회적으로 부담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조부모라든지 친지라든지, 아니면 도우미(비용), 그런 부분에 대한 정책적인 지원이 들어가야 합니다.]

육아 부모의 소득 보전이 현실적인 방안인 만큼, 올해부터 인상된 부모 급여처럼, 아동 수당을 육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수준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제안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양두원·조창현·강시우, 영상편집 : 윤태호, 디자인 : 임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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