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큰엉해안경승지서 휴대전화 수색하는 경찰
신분증과 카드가 담긴 휴대전화를 절벽 아래로 떨어뜨린 관광객 2명이 경찰의 도움으로 소중한 분실물을 되찾았습니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여성 관광객 50대 A 씨와 B 씨는 지난 20일 오후 1시 16분쯤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큰엉해안경승지 우렁굴을 관람하다 절벽 아래로 휴대전화 2대를 떨어뜨렸는데 혹시 도움을 받을 수 있느냐"며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우렁굴은 해안 절벽 위 바위틈에 뚫린 거대한 구멍으로, 쇠 떨어지는 고망(소가 떨어지는 구멍의 제주어)이라고도 불립니다.
풀을 뜯어먹던 소들이 더위를 피하기 위해 그늘을 찾아 숲으로 들어왔다가 수풀에 가려져 있던 이 구멍에 떨어졌다고 해 이 같은 이름이 생겼습니다.
이들은 '쇠 떨어지는 고망' 사진을 촬영하던 중 A 씨가 손이 미끄러져 휴대전화를 떨어뜨렸고, 이때 옆에서 사진 촬영을 하던 B 씨가 놀라 덩달아 휴대전화를 떨어뜨렸습니다.
특히 두 사람 모두 카드지갑 겸용 휴대전화 덮개를 사용하고 어 여행 중 사용할 신용카드와 신분증까지 모두 잃어버리는 난감한 상황에 빠졌습니다.
휴대전화 두대는 각각 손에 잡힐 듯 말 듯 한 거리의 절벽과 10m 높이 절벽 아래 해안가에 떨어졌습니다.
눈에 뻔히 보이지만 어찌할 방법이 없어 이들은 발만 동동 굴렀습니다.
A 씨는 망설이다 일행의 휴대전화를 빌려 112에 신고했습니다.
앞서 관리사무소 등에서 "도움을 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은 터라 사실상 포기 상태였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통화버튼을 눌렀습니다.
신고를 받은 남원파출소 홍유중 경위와 김태경 경감은 긴급 출동해 우렁굴에서 약 200m 떨어진 해안가로 내려갈 수 있는 길을 찾았습니다.
고생하는 모습을 본 A 씨가 "이제 됐다"며 만류했지만 두 경찰은 짜증 한 번 내지 않고 신고 접수 1시간 15분 만에 휴대전화 2대를 모두 찾아 돌려줬습니다.
A 씨 등은 23일 제주경찰청 홈페이지 '칭찬합시다'에 사연을 올려 경찰에 거듭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A 씨는 "아무리 국민을 위해 일하시는 분이시지만, 쉽지 않은 일을 해주셨다"며 "짜증 한 번 내지 않으시고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고 당시 너무 감동해 눈물이 나오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10년 전 있었던 개인적인 일로 경찰에 대한 불신이 있었는데, 그런 마음을 갖고 있었던 것에 대해 오히려 죄송해졌다"며 "두 분께 정말 고맙다"고 덧붙였습니다.
(사진=제주경찰청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