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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학폭 사망' 고3, 학교는 "의심 정황 어디에도 없었다"

[Pick] '학폭 사망' 고3, 학교는 "의심 정황 어디에도 없었다"
충남 천안에서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학교폭력 피해를 호소하는 글을 남긴 채 사망한 것과 관련해 학교 측이 학교폭력 정황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어제(25일) 학교 측은 고 김상연(18) 군이 입학한 뒤 한 번도 학교에 따돌림 피해나, 학교폭력 신고한 적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이날 해당 학교장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김 군 사망 후 내부 조사를 진행했지만, 담임교사나 학생부장 등은 학폭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며 "학생이 직접 신고하지 않아도 학폭 상황을 인지하면 반드시 신고하는데, 김 군의 학교 생활 어디에도 학폭 피해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없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지난달 17~20일 사이 김 군이 세 차례에 걸쳐 학교 내 상담기구에서 상담을 받은 사실에 대해 "3번의 상담 모두 김 군의 어머니가 담임교사에게 요청해 이뤄진 상담으로, 학업과 진로에 관한 내용이었다"며 "담임교사는 (학교폭력 피해 사실에 관한)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김 군은 지난 11일 오후 7시쯤 자신의 방 안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이후 김 군의 가방에서는 작은 수첩이 발견됐는데, 이 안에는 지난 3년간 김 군이 7~8명의 동급생으로부터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내용이 적혀 있었습니다.

수첩 안에는 김 군이 가해학생들에게 우스꽝스러운 사진을 찍히고 SNS에 게시되거나, 물건을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하는 등의 괴롭힘 상황부터 이전에 다른 지역에서 학교를 다닌 것을 두고 비하하며 "너를 명예 천안인이라고 불러줄게"라고 면박준 일, 장래 희망이 경찰이라는 사실 등으로 따돌림을 당한 상황들이 상세히 적혀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김 군은 자신을 제외한 학급 단체 메신저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으며, 이후 함께 밥을 먹던 친구들이 핑계를 대며 자신과 멀어지려고 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적기도 했습니다.

김 군의 부모는 "아이가 이달 초 학교폭력 피해를 호소하며 등교를 거부하자, 담임선생님에게 학교폭력방지위원회를 열어달라고 요청했지만 묵살당했다"라고 주장하면서 "요청 당시 심각성을 알고 대처했더라면 아이가 이렇게 되지 않았을 텐데,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라고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천안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피해 상황이 구체적으로 나타나거나, 발견했다면 당연히 (학폭위가) 열려야 하는 상황인데 그런 사안이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유족과 학교 측 주장에 엇갈리는 부분이 있다"며 "김 군을 향한 괴롭힘과 학교 측의 방관 등이 있었는지를 중점으로 조사하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경찰은 교사와 학생들을 상대로 자세한 경위와 김 군의 스마트폰 기록 등을 조사하는 한편, 김 군의 부모는 남겨진 수첩 속에서 가해자로 언급된 교사와 학생들을 천안동남경찰서에 고소했습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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