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왕산 불길 잡혀…축구장 20개 면적 소실

서울 인왕산에 큰 불이 나 축구장 20개 면적의 임야가 불탔습니다.

오늘(2일) 오전 11시 53분쯤 서울 종로구 부암동 인왕산 6부 능선에서 불이 났습니다.

소방당국은 낮 한때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소방 인력과 장비를 총동원한 끝에 오후 5시쯤 큰 불길을 잡았습니다.

현재는 대응단계를 1단계로 낮추고 잔불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불은 인왕산 북동쪽 자하미술관 인근 기차바위 쪽 능선에서 발생해 한때 정상 근처까지 번졌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입산을 통제하는 한편 홍제동 개미마을 등 가까운 주택가로 연기가 확산함에 따라 주민들에게 대피하라고 안내했습니다.

인근 120가구 주민이 홍제주민센터, 인왕초등학교, 경로당, 인왕중학교 등으로 대피했다가 일부 귀가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소방당국은 헬기 15대 등 장비 121대를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습니다.

잔불 정리와 주변 통제 작업 등에 소방당국과 경찰·구청·군 인력까지 모두 2천458명이 동원됐습니다.

소방당국과 산림청은 축구장 20개 면적에 해당하는 임야 14㏊(헥타르)가 소실된 것으로 집계했습니다.


정윤교 종로소방서 행정과장은 "불이 산등선을 타고 성덕사 약수터 등으로 넘어갔고 개미마을 쪽으로도 퍼졌다. 더 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조치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소방당국은 건조한 날씨와 바람, 산에 쌓인 낙엽 등으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으나 해가 지기 전에 불을 완전히 끄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완진되는 대로 방화와 실화 등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방침입니다.

오늘 낮 인왕산 근처 북악산에도 불이 났다는 소식이 퍼졌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울 종로구청은 낮 12시 43분 북악산 자락인 삼청동 인근 산불로 입산을 자제하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러나 소방당국은 북악산에서 불이 나거나 인왕산 불길이 북악산으로 번지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