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폭염이 이어진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 미국 중남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고 50도를 넘는 폭염 속에 대규모 정전과 화재가 잇따르면서 바이든 대통령은 비상상황을 선언했습니다.
워싱턴 김윤수 특파원입니다.
<기자>
쩍쩍 갈라진 땅바닥,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곳곳에서 대형 화재도 속출합니다.
미 중남부 지역에서는 연일 40도 넘는 폭염에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대규모 정전 사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카일라 그림스/미 아칸소주 주민 : 밤이 되면 저 안에서 자다가 숨을 못 쉴 지경이 됩니다. 그러면 밖으로 나와야 해요.]
일부 지역은 기온이 50도 넘게 치솟았는데 1913년 캘리포니아주에서 측정됐던 역대 최고 기온 56도에 육박하는 수치입니다.
텍사스주 오스틴시는 40일 연속 37도를 넘기며 새 기록을 세웠습니다.
[김현/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주민 : 저도 한국에 있었을 때 대구에 있었거든요. 대구 더위의 두 배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전기나 물을 아껴쓰라는 문자가 계속 경보로 뜨고 있습니다.]
절반이 넘는 28개 주에서 폭염 특보가 발령됐고, 미국 인구의 4분의 1 정도가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에 노출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비상상황으로 규정하고, 폭염과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해 3조 원을 투자하는 등 총력 대처를 예고했습니다.

인플레이션 상황에 에너지 가격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지적에 국가비상사태 선포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미국의 폭염이 이번 주말 절정에 이를 걸로 예보되어 있어,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비롯한 추가 조치가 나올 거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오정식, 영상편집 : 김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