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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머리 두 번 감으면 과태료 70만 원"…이탈리아의 가뭄 대책

가뭄으로 바닥 드러낸 이탈리아 하천 (위치 정보) 이탈리아 토리노
▲ 가뭄으로 바닥 드러낸 이탈리아 하천의 모습

최악의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이탈리아 북부에서 급기야 고객의 머리를 두 번 감기는 미용사에 과태료를 물리는 지침까지 등장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27일 현지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이탈리아 북부 볼로냐 인근의 카스테나소(Castenaso) 시 당국은 폭염이 지속되며 가뭄 피해가 커지고 있지만, 미용실과 이발소에서 '이중 머리 감기'로 매일 수천L의 물을 허비하고 있다며 지난 25일 이를 금지하는 지침을 발표했습니다.

인구 1만 6천여 명이 사는 작은 도시인 카스테나소에서는 총 10곳의 이발소와 미용실이 영업 중입니다. 시 당국은 위반 사례 적발 시 최대 500유로(약 7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지침의 효력은 오는 9월까지 이어집니다.

카를로 구벨리니 카스테나소 시장은 이러한 지침에 시민들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주장했으나, 현지 분위기는 사뭇 다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카스테나소 시의 한 미용사는 "말이 안 되는 조치"라며 "제품에 따라 1번 이상 헹궈야 하는 경우가 있고, 손님의 머리가 너무 지저분할 경우에는 머리를 2번 감기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고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구벨리니 시장은 지침 만료 시한인 9월 전에 이런 조처를 수정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도 "정말 심각한 상황"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어 "카스테나소가 속해 있는 에밀리아-로마냐 주의 경작지에 필요한 저수량이 29일분까지만 확보돼 있어 7월이 되면 상황이 급격히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겨울부터 눈과 비가 거의 내리지 않은 탓에 이탈리아에서 가장 긴 강인 포강이 말라붙으며 이탈리아 북부에는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합니다. 이에 이탈리아 각 도시는 앞다퉈 생활용수 사용을 줄이려는 방안들을 내놓고 있습니다. 

북부 최대 규모 도시 밀라노의 경우 물 절약을 위해 공공 분수대의 스위치를 잠갔으며, 이외에도 상당수 도시가 물 사용 자제를 위해 물 배급제까지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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