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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처 조금만 빨랐어도"…흉기 난동 피해자 '뇌사'

<앵커>

최근 인천에서 벌어진 흉기 난동 사건 피해자의 남편이 어제(19일) 경찰 조사를 받았습니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부실하게 대응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데, 피해자 남편은 경찰의 대처가 조금만 빨랐어도 피해자가 뇌사까지 이르지는 않았을 거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했습니다.

박재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15일, 위층에 사는 남성이 내려와 흉기를 휘두른 뒤로 A 씨 가족의 일상은 무너졌습니다.

[피해자 남편 A 씨 : 집사람은 뇌사상태라고 보시면 돼요. 살아도 식물인간 되기가 한 90% 넘는다고….]

어제 2차 피해자 조사에서 끔찍했던 당시 상황을 다시 떠올려야 했습니다.

[A 씨 : 집사람이 쓰러졌는데 피가 분수처럼 나오는 걸…. 딸은 칼로 찌르려고 하는 손을 잡고 대치를 하고 있었거든요.]

경찰관들이 건물 밖에 있을 때 맨손으로 가해자와 대치하던 몇 분은 너무나 길게 느껴졌습니다.

[A 씨 : (경찰관들이) 따라올 줄 알고 '빨리 오세요'하고 올라갔는데. (혼자 대치한 게) 한 5분 정도? 엄청 뒤치락 하고.]

목 부위를 다친 아내는 뇌가 괴사된 것 같다는 의사 소견을 받았습니다.

[A 씨 : 1분인가 2분 뇌에 산소가 공급이 안 되면 썩는대요. 병원에 갔더니 '조금만 더 일찍 왔으면 참 좋았는데'(라고). 1,2분을 다투는데….]

몇 분만 빨랐더라면, 하는 아쉬움에 아직도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한다고 합니다.

[A 씨 : 1층을 갔는데 응급차가 없어요. 사람은 있는데. 응급차를 저쪽에다 세워놓고. 집 앞으로 오면 바로 싣고 갔을 텐데. 늦었어, 모든 게 지금….]

그러면서도 A 씨는 이번 일로 다른 경찰관들까지 비판받지는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A 씨 : 여기 그 케어 반장, 팀장이라는 사람이 너무 고마워요. 피해자들 쫓아다니면서 열심히 하는 팀장도 있더라는 것을….]

인천경찰청은 초동 대처가 소홀했다는 지적이 나온 두 경찰관에 대해 감찰 조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부실한 대응으로 피해를 키운 경찰관을 엄벌해 달라는 청와대 청원은 하루 만에 10만 명 넘게 동의했습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소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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