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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중국 춘제 대이동 시작…코로나 확산 악몽 재현될까?

[월드리포트] 중국 춘제 대이동 시작…코로나 확산 악몽 재현될까?

송욱 기자 songxu@sbs.co.kr

작성 2021.01.28 19:01 수정 2021.01.28 19:0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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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 대이동이 시작됐습니다. 중국 정부는 춘제 전 15일부터 이후 25일까지 40일을 춘제 특별 수송, 이른바 '춘윈(春運)' 기간으로 정합니다. 올해 춘제가 2월 11일이니, 춘윈은 1월 28일 시작해 3월 8일까지 이어집니다. 중국 검색사이트 바이두 백과사전에 따르면, 춘윈이란 말은 1980년 중국 관영매체 '인민일보'에 처음 등장했습니다. 중국에서는 개혁·개방 이후 인구 이동 규제가 완화되면서 외지로 나가 일이나 공부를 하는 농민공과 자영업자, 학생들이 급증했습니다. 자주 집에 갈 수 없는 이들은 1년에 한번 춘제 명절 연휴를 맞아 고향으로 돌아갔고, 이는 엄청난 귀성 인파를 만들어냈습니다. 지난 2013년에는 춘윈 기간 이동 인원이 연인원으로 34억 명에 달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중국 춘윈이 28일부터 시작됐다. 베이징역에서 기차를 타려는 중국인들.
그러나 올해 춘윈 기간 이동 예상 인원은 연인원 17억 명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평년 30억 명의 56% 수준입니다. 기차표 예매도 예년보다 60% 가까이 줄어, 춘윈 기간 전국 철도 여객은 연인원 2.96억 명으로 추산됐습니다. 이는 허베이성과 헤이룽장성, 지린성, 베이징 등 일부 지방에서 다시 발생한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통제 조치 때문입니다.

● 就地過年 (그 자리에서 춘제를 보내자.)

베이징에서 회사를 다니고 있는 류(劉)모씨는 춘제 전날 랴오닝성 고향으로 가는 기차표를 샀지만 결국 가지 않기로 했습니다. 고향으로 가기 위해 핵산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까지는 괜찮았습니다. 하지만 베이징시가 춘윈 기간 베이징으로 들어오는 모든 사람은 2주 동안 건강 모니터링을 하며 2차례 핵산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발표하자 "너무 번거롭고 이렇게 계속 방역 조치가 강화되면 나중에는 아예 격리를 해야 될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귀향을 포기했습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춘제 방역 규정을 발표했습니다. 봉쇄 조치가 내려진 코로나19 고위험 지역은 지역 내에서도 이동을 최대한 줄이고, 중위험 지역은 특수한 경우에만 허가를 받아 이동하도록 했습니다. 저위험 지역도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라고 당부했습니다.

최근 코로나19 방역 구멍으로 지목된 농촌 지역으로 귀성하는 사람들은 7일 내에 받은 핵산 검사 음성 증명서를 지참해야 하고, 귀성 후에는 14일 동안 최대한 집에 머물며 발열 여부 등 몸 상태를 확인해야 합니다. 오는 3월 초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 개최를 앞두고 있는 베이징은 앞서 말한 핵산 검사 외에도 외국인이 제3국에서 베이징행 직항 항공편으로 환승해 입국하는 것을 막기로 했습니다. 전국의 공무원과 국유기업 직원들에게는 솔선수범을 보이라며 귀성을 하지 말라는 권고가 전달됐는데, 한 국유기업 직원은 "사실상 명령이고 거주 지역 내에서도 다른 집에 신년 인사를 가도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고향에 돌아가 14일 격리하는 것보다 공장에 남아서 4~5천위안 버는 게 낫다'는 현수막
다만, 중국 정부는 귀성을 못하는 것이 아니며 각 지방정부에는 방역 규정 외에 추가적으로 과도한 방역 조치를 하면 안된다고 경고했습니다. 중국 최대 명절인 만큼 이동을 강하게 통제했다가 자칫 민심이 동요할 수 있다는 것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됩니다.

대신 각종 언론과 매체를 동원해 '就地過年'(지금 있는 그 자리에서 춘제를 보내자)는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습니다. 각 지방정부는 현지에서 춘제 기간 일을 하며 보낼 경우 제대로 초과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각종 물품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또 다양한 TV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하고, 주변 관광지 활성화 정책도 내놓았습니다. 직접적인 인센티브도 있습니다. 저장성 항저우의 경우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는 외지 근로자들에게 1천 위안, 우리 돈 약 17만 만원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톈진과 허베이 등 다른 도시들도 액수는 다르지만 돈을 지급합니다. 또 일부 지역은 춘제 기간 집세를 받지 않도록 했고, 무료 이동통신 데이터도 제공합니다.

농촌에서 확성기를 장착한 차량이 자녀들의 귀향을 말리라고 방송하고 있다. (CCTV 캡처)
● 2020년 춘제의 악몽…"분위기 망치지 말라" 했다가

지난해 춘제는 1월 25일이었고, 춘윈은 10일부터 시작됐습니다. 우한에서 정체 불명의 폐렴이 집단 발병했다고 중국이 외부에 알린 시기는 2019년 12월 31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폐렴의 사람 간 전염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19일 우한 도심에서 4만 명 이상의 가족들이 참석한 초대형 춘제 행사인 '만가연'이 열렸습니다.

하루 뒤 중국 호흡기 질병의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 중국공정원 원사가 나서 "사람 간 전염이 있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했고, 사흘 뒤인 23일 우한 봉쇄령이 내려졌습니다. 하지만 이미 우한이 있는 후베이성은 물론 중국 전역으로 코로나19는 확산됐습니다.

지난해 1월 23일 우한 열차역 봉쇄 장면.
홍콩 매체 명보에 따르면, 중국 지도부는 지난해 1월 초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로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폐렴이 호흡기를 통해 전파될 위험이 크니 즉시 방역 조처를 해야 한다. 비상 방역 태세를 2급으로 올려야 한다"는 보고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1월 7일 시진핑 국가 주석이 주재한 중국 공산당 최고 회의인 정치국 상무위 회의에서는 폐렴에 대한 대응이 주요 안건이 아니었고, '중앙 영도인'은 "예방 조치에 주의를 기울이되 이로 인해 지나치게 공포심을 불러 다가오는 춘제 분위기를 망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 지도부가 잘못된 판단을 했고, 이는 우한과 후베이성 등 지방정부의 안이한 대응을 불러왔다는 것입니다. 중국 정부는 그러나 시 주석이 사태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대처를 진두지휘했다고 주장했고, 지난해 9월에는 방역 전쟁에서 큰 성과를 거두었다며 성대한 훈장 수여식을 개최했습니다.

중국에선 코로나19가 허베이성과 헤이룽장성 등에서 집단 발생하며 이달 중순 일일 신규 감염자가 2백명을 넘기도 했지만, 최근 사흘 연속 감소하며 지난 27일에는 40명대로 떨어졌습니다. 중국 정부는 강력하고 촘촘한 방역망으로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코로나19 발생한 지역에 대해 강력한 봉쇄와 전원 핵산 검사와 격리를 실시하고, 책임자들을 사정 없이 문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집단 감염의 원인 대부분이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춘제 대이동은 재확산의 가장 큰 고비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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