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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로 '쌩쌩'…피하는 게 상책인가

횡단보도로 '쌩쌩'…피하는 게 상책인가

노동규, 한승구 기자 laborstar@sbs.co.kr

작성 2021.01.27 20:56 수정 2021.01.27 21:5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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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녹색불이 켜진 횡단보도에서 걸어가는 사람들 사이로 자전거와 오토바이, 전동킥보드가 빠르게 지나가는 모습, 아마 익숙하실 텐데요. 하지만 이런 탈 것으로 횡단보도를 건너는 것은 불법입니다.

오히려 보행자가 피해야 하는 이런 상황, 대책은 없는지 노동규, 한승구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노동규 기자>

하루 유동인구가 20만 명에 육박하는 서울 강남의 한 사거리.

길을 건너는 시민들이 수많은 탈 것들과 마주합니다.

횡단보도를 당당히 가로지르는 오토바이뿐 아니라 자전거, 전동킥보드 모두 불법입니다.

탈 것에서 내려서 끌고 건너지 않을 경우, 보행자 통행을 방해한 혐의로 20만 원 이하 벌금이나 구류 등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김지혜/서울 이문동 : 일단은 아이가 다칠까 봐 가장 걱정이에요. 속력도 너무 세서… 제가 지나갈 때 아이를 안는 경우도 되게 많았거든요. '저런 거 타면 나쁜 사람이다', '위험하다' 뭐 이렇게까지…]

경찰 단속현장을 따라가 봤습니다.

[횡단보도 건너실 때도 자전거는 끌고 건너셔야 돼요.]

[혹시 이의 있으시면 열흘 안에 정식으로 이의 신청하실 수 있고요….]

실수를 인정하고 경고에 그치는 경우도 있지만,

[내가 잘못한 거죠. 날도 춥고 그래서 그냥 탄 거죠. 제가 잘못한 것 같아요.]

경찰 제지에도 아랑곳 않고 위험한 상황을 만들거나 반발하는 운전자들도 있습니다.

[한승환 경위/서울 동대문경찰서 : 배달 수요가 급증하면서 오토바이들이 위반을 많이 하고, 왜 봐주지 않고 단속을 해서 내가 오늘 번 돈을 너네가 가져가느냐라는 식으로 많이 저항을….]

경찰이라고 횡단보도마다 다 지키고 서서 매번 단속할 수 없는 노릇이고, 보행자 또한 행여 다치기라도 할까봐 스스로 피해주다 보니, 일부 운전자에게는 '아, 내가 지금 보행자만을 위한 공간을 지나는 거구나' 하는 죄책감마저 사라지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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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단보도위 무법자들
<한승구 기자>

킥보드에 자전거, 오토바이까지 뒤엉키면서 난장판이 된 횡단보도.

시설물의 설계와 구조를 조금씩 바꿔도 안전해집니다.

이 교차로에서는 모퉁이에 있던 보행섬 2곳이 없어지면서 보행자 사고가 줄었습니다.

우회전하는 차량 속도가 느려지고 보행자의 횡단 거리는 짧아진 것입니다.

횡단보도 옆에서 오는 차량을 이렇게 막았다면, 횡단보도에 약간의 요철을 만들어 킥보드나 오토바이가 달리며 건너는 것을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횡단보도
대신 횡단보도 근처에 이들이 길을 편하게 건널 수 있도록 횡단도를 정비하는 것도 대안으로 제시됩니다.

[이준섭/서울 마포구 : 원래는 내려서 건너야 되는데, 그러려면 상당히 불편해요. 걸어야 하니까. 전용 횡단도가 있으면(좋을 것 같아요.)]

[홍수인/서울 강서구 : (횡단도가) 생기는 건 좋은데, 사람들 인식도 바뀌어서 이쪽에 자전거 지나다닐 수 있게 안 걸어주셨으면…]

[오성훈/건축공간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횡단보도에 (횡단도) 표시를 하더라도 그 횡단보도가 최종적으로 자전거나 개인형 이동수단(PM) 전용도로에 접속이 되어야 하는데, 현재 전용도로가 명확하게 분리 설치되어 있지 않다는 점이 문제가 됩니다.]

배달이 늘면서 오토바이의 횡단보도 침범이 특히 늘고 있는 만큼, 한시적이라도 파파라치 제도를 활성화해 횡단보도 진입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김태훈, 영상편집 : 전민규, VJ : 김초아·정영삼·정한욱, CG : 홍성용·최재영·이예정·성재은·정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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