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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친환경 배달 용기라더니…불순물 많아 폐기물 전락

<앵커>

코로나19 속에서 최근 음식 배달 시장이 연간 10조 원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그만큼 일회용품 쓰레기도 늘어났습니다. 그래서 최근 일부 배달 중개업체가 환경을 생각해서 재활용할 수 있는 배달 용기를 도입했다고 밝혔는데, 정말 재활용이 가능한 건지 저희가 취재해봤습니다.

김덕현 기자, 장세만 기자가 함께 전해드립니다.

<김덕현 기자>

국내 배달중개 어플 1·2위인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는 지난 2019년부터 '친환경 배달 용기'를 도입했다고 홍보해왔습니다.

용기의 플라스틱 비중을 최대 절반까지 줄이고 대신 코코넛 껍질 같은 천연 성분 등을 혼합해 흙이나 물속에서 생분해가 가능하도록 했다는 겁니다.

이들이 식당에 판매하는 이 용기에는 친환경 마크와 함께 재활용 순환 마크가 붙어 있습니다.

용기들이 실제 재활용되고 있는지 재활용업체를 찾아가 봤습니다.

플라스틱 쓰레기들은 보통 분류 과정에서 물에 흘려보내는데 물 위에 뜨는 것만 재활용되고 불순물이 많아 가라앉는 건 폐기물로 처리합니다.

중개 업체들이 친환경이라고 말한 용기는 대부분 물에 가라앉아 재활용되지 않고 소각 처리됩니다.

[홍수열/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 물에 가라앉게 되면 PP하고 분리되니까 PP 재활용 공정에 들어갈 수 없는 거죠. 오히려 방해할 수 있는 거죠.]

SBS 취재가 시작되자 요기요 측은 해당 용기 판매를 멈추고 재활용 가능 여부 등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배달의 민족도 친환경 용기의 재활용률을 높이는 방안을 찾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하루 평균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은 2019년보다 15%가량 늘어났는데, 폭증한 배달 주문으로 배달 용기 쓰레기가 대거 배출된 영향이 큽니다.

문제는 이 배달 용기가 오염이 많이 되고 사이즈도 천차만별이어서, 재활용률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겁니다.

다회용기

<장세만 기자>

그래서 전문가들은 배달 용기 쓰레기를 줄이는 근본 해법으로, 일회용품이 아닌 다회용기를 써서 재사용하는 시스템을 꼽습니다.

배달의 민족도 이 같은 흐름에 동참하겠다고 지난해 선언을 했는데, 지금은 어떻게 됐을까요.

배달의 민족은 지난해 5월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겠다며 환경부와 자발적 협약을 맺었습니다.

협약문에는 재활용이 쉽도록 포장용기의 재질을 단일화하고 소비자들이 여러 번 반복해서 쓸 수 있는 다회용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하지만 이른바 다회용기 활용 방안은 반년이 넘도록 진척이 없습니다.

[김미화/자원순환연대 이사장 : 다회용기를 확대하겠다는 이런 노력이 아직 보이지 않기 때문에 약속을 좀 지켜달라….]

일부 스타트업들이 뒤늦게 나섰습니다.

이 업체는 자체 제작한 전용 배달 용기를 일선 식당에 빌려주는 서비스를 맡습니다.

이 업체 직원들이 배달한 곳에서 빈 그릇을 찾아온 뒤 세척 과정을 거쳐 다시 식당에 공급하는 겁니다.

[곽재원/다회용기 서비스 업체 대표 : 저희가 다회용기를 씀으로써 사회적 비용, 폐기라든지 소각되는 그런 비용들이 줄어들 것입니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지원에 나섰는데 정작 가장 책임이 큰 배달 중개업체들의 노력은 부족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조춘동·오영춘·김성일, 영상편집 : 김종우·전민규, CG : 서현중·김정은, VJ : 오세관·신소영)  

▶ '친환경' 다회용기 전용 용기, 사업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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