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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Q&A] '내돈내산'에 속았다…이거 '사기' 아닌가요?

[Pick Q&A] '내돈내산'에 속았다…이거 '사기' 아닌가요?

정혜진 기자 hjin@sbs.co.kr

작성 2020.08.09 09:08 수정 2020.08.09 09:28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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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프로그램이나 드라마에서 간접광고, 이른바 'PPL(Product Placement)'이 지나치게 많을 때, 시청자들은 이야기의 맥락이 뚝뚝 끊기거나 몰입이 안 된다고 불만을 표시합니다.

반면에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에서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내돈내산(내 돈 주고 내가 산 것)'이라며 사용 경험을 설명해주면 몰입감 있게 보거나, 믿고 살 만한 제품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많죠.

그런데 '내돈내산'이라더니, 뒤로는 광고비나 협찬비를 받는 '뒷광고' 계약이 알려지면서 유명 인플루언서와 크리에이터들이 줄줄이 사과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들의 사과에도 소비자들의 분노는 식을 줄을 모릅니다. 사기죄로 처벌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많습니다.

[Pick Q&A]에서는 PPL로 불리는 간접광고와 '내돈내산'을 내세운 뒷광고의 차이는 무엇인지, 뒷광고를 숨긴 유튜버들을 사기죄로 처벌할 수 있을지 살펴보겠습니다.

스타일리스트 한혜연 유튜브 캡처
Q. 최근 문제 된 게 뒷광고야, 간접광고야?

A. 특히 인기 유튜버들 문제는 대부분 '뒷광고'에 해당합니다.

최근 뒷광고 논란에 불을 붙인 건 '내돈내산' 콘텐츠로 인기를 얻은 스타일리스트 한혜연 씨와 가수 강민경 씨였죠.

한혜연 씨는 수천만 원 홍보비를 받은 신발을 '힘들게 구했다'며 소개했다가 '뒷광고'인 게 드러나자 사과 영상을 올렸습니다. 강민경 씨도 속옷 등을 별도 광고 표시 없이 소개했다 논란이 됐습니다.

가수 강민경 유튜브 캡처
이달 들어서는 유명 먹방 유튜버 문복희 씨가 뒷광고 관련 사과문을 올렸고, 역시 먹방 유튜버 쯔양은 관련 논란에 사과와 더불어 유튜브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Q. SNS 뒷광고 실태, 어느 정도?

A.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10월부터 11월까지 SNS 부당 광고 실태를 조사했는데요. 상위 인플루언서 계정 60개의 광고성 게시글을 분석한 결과, 10개 중 7개는 '뒷광고'로 드러났습니다.

경제적 대가를 밝힌 건 30%에 불과했는데, 이것조차 표시 내용이 명확하지 않거나 댓글이나 더보기 등에 표시해 소비자가 쉽게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상당수였다고 소비자원은 덧붙였습니다. "뒷광고는 공공연한 비밀"인 셈이었습니다.

뒷광고
Q. 뒷광고 vs 간접광고, 헷갈리는데 같은 건가 다른 건가?

A. 비슷한 개념이지만, 엄밀히 말하면 법적으로는 조금 다릅니다.

간접광고(PPL)는 방송법 상 존재하는 방송 광고의 한 종류입니다. 방송법 제73조 2항은 "방송프로그램 안에서 상품, 상표, 회사나 서비스의 명칭이나 로고 등을 노출시키는 형태의 광고"를 '간접광고'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지난 2009년 방송법이 간접광고를 허용하면서 예능 프로그램이나 드라마에서 PPL이 보이는데요, PPL은 해당 프로그램 시간의 100분의 5를 초과할 수 없고, 화면 크기의 4분의 1을 넘을 수 없으며, 무엇보다 간접광고가 포함되어 있다는 걸 자막으로 반드시 표기해야 하는 등 촘촘한 규제를 받습니다.

하지만 유튜브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이른바 정보통신망법을 적용받습니다. 방송이 아니라 부가통신사업자로 분류되기 때문인데요. 방송법 규제를 받지 않기 때문에 '간접광고' 규제 또한 받지 않습니다. 그래서 현행법상에 이른바 '뒷광고'라는 명확한 개념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광고라는 점에서 공정거래위원회 소관인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약칭 표시광고법에 의율될 수 있습니다.

Q. 내돈내산 뒷광고, 소비자로서 화가 나는데 '사기죄'로 처벌은 안 되나?

A. 형법상 사기죄로는 사실상 처벌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게 법조계 시각입니다.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게 형법상 '사기' 조항인데요.

'내돈내산'이라고 소비자를 속였더라도(기망), 소비자가 물건을 사면 물건값(재물 교부 또는 재산상 이익)이 광고주에게 가는 것이지 유튜버에게 직접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유튜버에게 사기죄를 묻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앞서 유튜브는 '표시광고법' 적용을 받는다고 말씀드렸는데요. 표시광고법 제3조 '기만적인 표시·광고'에 대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시정명령이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표시광고법 자체가 '사업주'를 처벌 대상으로 하고 있어서 뒷광고를 숨긴 유튜버까지 처벌하는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Q. 그럼 뒷광고를 속여도 앞으로도 별 문제 없는 건가?

A. 말씀드린 대로, 유튜브 뒷광고 관행은 뿌리 깊지만 방송 관련 법규 등 관련 제재는 거의 없습니다.

유투브가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비판이 커지는 상황, 공정거래위원회는 다음 달부터 시행되는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 개정안에 따라 '깜깜이 광고' 단속을 예고했습니다.

유튜버들은 앞으로 관련 콘텐츠에 금전적 지원과 협찬 등 어떤 경제적 대가를 받았는지 명확하게 기재해야 합니다. 광고주로부터 경제적 대가를 받았다는 사실을 숨기고 뒷광고를 한다면 과징금 등 처벌 받을 수 있습니다.

뒷광고'뉴스 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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