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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째 침수' 진흙뿐인 보금자리…지뢰까지 밀려왔다

<앵커>

지금까지 750mm가 넘는 비가 내린 강원도 철원에서는 접경 지역에 있는 마을 전체가 물에 잠기다시피 했습니다. 다행히 오늘(6일) 물이 조금 빠지면서 복구 작업이 시작됐는데, 폭우에 떠내려왔을지 모를 지뢰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그 현장을 강민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무너진 둑을 타고 흙탕물이 쏟아져 들어오고, 물감이 번지듯 초록 들판을 한순간에 집어삼킵니다.

민통선 안쪽의 이길리 마을 70가구가 통째로 물에 잠겼습니다.

철원 홍수피해

마을 옆을 흐르고 있는 한탄강입니다.

어제 오후 수위가 급격하게 높아지면서 이곳 둑방이 그대로 무너졌고 쏟아져 들어온 강물이 마을을 덮쳤습니다.

마을 길을 떠받치고 있던 흙더미는 굴착기로 파낸 듯 쓸려나갔고 전신주도 곳곳에 맥없이 쓰러져 있습니다.

정든 보금자리는 진흙으로 뒤덮였습니다.

[정경희/강원도 철원군 : 이걸 어디, 쓰레기를 버려야 하는데… 어떻게 뭐부터 치워야 할지 손이… 막막해요.]

멀리 살던 가족들이 달려와 복구에 힘을 보태지만,

[김정숙/강원도 철원군 : (연락받고 가족분들 다 오신 거예요?) 그럼요. 논산, 청주, 의정부, 서울, 인천(에서 다 왔어요.) 아침 6시부터 치운 거예요.]

홀로 지내는 어르신은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합니다.

[김옥엽/강원도 철원군 : 제일 필요한 건 사람이 필요하지. 좀 치워줬으면 좋겠어. 어떻게 치우질 못해요, 혼자서 여기.]

민통선 주변 다른 마을도 마찬가지.

벽에는 어른 키만큼 차오른 물 자국이 선명하고 거센 물살에 현관문도 휘어버렸습니다.

[이인순/강원도 철원군 : (문을 이리로 옮기신 게 아니라…) 아니야, 자기가 여기 가서 끼인 거야.]

20여 년 만에 겪은 물난리에 한숨부터 나옵니다.

이번 장마에만 세 번이나 물에 잠긴 마을도 있습니다.

[지연정/강원도 철원군 : 물건을 원위치 해놓고, 원위치 해놓고, 다시 닦고 정리하고 해도 (물난리가) 계속 반복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너무 힘든 상황이고….]

피해 복구도 막막한데 오늘 이길리에서 지뢰들이 발견되기까지 하면서 주민들 불안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홍종수·김태훈, 영상편집 : 김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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